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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상 피플러그 대표. 사진=윤소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게임은 저에게 실제론 가볼 수 없는 판타지 세상을 만날 수 있게 하는 ‘여행’입니다. 제 어린 시절 게임 개발자를 꿈꾸게 했던 어느 게임처럼 유저들의 기억 속에 오랜 시간 남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수많은 게임 개발사가 생겨나고 사라져 가고 있다. 그 안에서 10년이라는 장시간 자기만의 개발론을 세우고 이를 지켜나가며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사가 있어 찾아가 봤다.
지난 3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 센텀 비즈에 있는 피플러그 사무실에서는 개발자들의 신작 개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이날 이재상 피플러그 대표를 만나 피플러그만의 경쟁력과 비전을 들어봤다.
이 대표는 NHN게임스와 웹젠을 거친 17년 차 개발자로 지난 2013년 ‘피플러그’를 창업했다. 사명 ‘피플러그’는 ‘피플’과 ‘플러그’의 합성어로 팀원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실제 18명의 피플러그 임직원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모이면 3∼4명 규모의 최소 개발 조직 단위 ‘플러그단’을 구성하고 집중해서 개발하는 게임에 추가 인원이 플러그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는 2020년 도입한 플러그 제도가 피플러그의 최대 경쟁력이라고 꼽았다. 그는 "플러그 방식을 통해 구성원 전체가 하나의 게임에 애착을 갖고 참여할 수 있고 개발 시간도 굉장히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피플러그 개발팀원들은 자기가 만드는 게임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강한 편이고 집중도도 높다"고 강조했다.
피플러그의 대표 라인업은 ‘로스트 하바나’, ‘스컬’, ‘판타지 여동생’ 등이다.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수집형과 방치형(AFK) 역할수행게임(RPG)이 주력 장르다. 특히 지난해 5월 동명의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선보인 ‘판타지 여동생’은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가 역으로 원작 웹툰에 등장할 만큼 게임 유저와 원작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탄탄한 라인업과 라이브 게임의 꾸준한 업데이트는 안정적인 성과로 이어져 최근 피플러그는 매년 2배씩 성장을 지속했다. 지난해 약 1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50억원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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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러그 신작 전술 RPG ‘그레이트 기사단’ 인게임 화면. |
피플러그는 올해 수집형 RPG에서 한층 진화한 수집형 전술·지휘 RPG ‘그레이트 기사단’을 선보인다. 기존 수집형 RPG에서 볼 수 없는 40인 규모의 공성전이 특징이며 ‘지휘력’ 등의 독특한 스탯을 직접 올려 나만의 캐릭터를 키워나갈 수도 있다. 모든 캐릭터의 등급을 없애는 파격적인 시도와 패키지를 최소화한 착한 비즈니스모델(BM)도 눈에 띈다.
이 대표는 "쉬운 양산형 게임 개발 대신 모험적인 시도를 하게 된 이유는 좀 더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한국형 키우기 게임류가 글로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그레이트기사단은 마지막 폴리싱 단계에 있으며,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후에는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플러그는 연내 RPG 3종과 함께 콘솔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쉬운 접근성과 높은 성취감을 주는 라이트 RPG 장르로 동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내는 시도를 계속해야 정말 재미있는 대작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돈 버는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시간을 가치 있게 소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계속 도전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 함께 만드는 게임’이라는 개발론을 잃지 않고 지속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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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피플러그 사무실 전경. 사진=윤소진 기자 |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