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송두리

dsk@ekn.kr

송두리기자 기사모음




'물가·경기'...한은 기준금리 3연속 동결 예상 나오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7 09:34

한미 금리차 0.75%p로 사상 최대

금융불안 등에 한은 5월 금리 동결 전망



자금유출·환율은 변수…"발생 가능성은 낮아"

"미국 6월부터 금리 동결 예상"

202305040100024580001190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차가 역대 최대치인 0.75%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은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지난 2월과 4월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동결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낮아진 데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기준금리를 무리하게 높여야 하는 유인이 낮다는 것이 시장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한미 금리 폭 그 자체보다는 대내외 금융시장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역대 최대 금리차에도 "한은 5월 금리동결 전망"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이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5∼5.25%까지 높아져 한미간 금리 역전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75%포인트의 한미 금리 역전차는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최대 수준이다.

미 연준의 베이비스텝이 이미 예견됐던 만큼 시장에서는 예상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한은은 "이번 결정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6월 회의에서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한 것이 국내에는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미간 금리 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지만 이달 25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먼저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낮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14개월 만에 3%대로 상승 폭이 낮아졌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5% 이상으로 치솟자 물가 안정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높였는데,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만큼 금리 인상의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경기 하강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0.3%(직전 분기 대비) 성장하며 가까스로 역성장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연간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2%) 보다 낮고 기존 한은의 전망치인 1.6%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된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늦어지는 영향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 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은 성장률 저하를 부추겨 지금 예상보다도 더 낮아질 수 있다.

금융 시장 불안도 커질 수 있다.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등 세계적인 금융 불안 속에서 한국도 리스크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여러 건전성 지표가 위험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지만 금리가 더 높아질 경우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더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문제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진다면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국내에서 자금을 대거 뺄 경우 금융 시장에 충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300원선을 넘어선 환율도 변수다. 환율이 더 뛰게 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이는 어렵게 진화시킨 물가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 단 이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 관심은 '금리 인하'…"상당기간 금리 동결 가능성"


2023050401000245800011902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스크린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발언하는 모습이 송출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미국도 금리인상 마무리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시장 관심은 금리 인하 시점으로 쏠리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도 나왔지만 미국와 한국은 모두 시기상조라며 일축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관측이 대체로 맞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 우리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총재는 3일 "여전히 근원인플레이션은 목표 경로치를 웃돌고 있다"며 "지금 이 시기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금리) 인상은 쉬었다가 다시 하기 어렵다. 인상을 쉬어도, 그 전까지 누적된 인상 효과가 경기에 주는 부담은 멈추지 않는다"며 "미 연준이 5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상당기간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ds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