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기령

giryeong@ekn.kr

김기령기자 기사모음




주가조작 의혹에 CFD 관리 소홀 논란…SG 사태 ‘일파만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1 13:03

닷새 만에 반등했지만 주가 안정세 아냐

CFD 보완·주가조작 수사 등 과제 산적



당국 늑장 대응 비판…신뢰 회복 급선무

이복현 금감원장 “지위고하 막론 조사할 것”

3r.jpg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등 3개 종목은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초유의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으면서 주가가 75% 넘게 하락했다. 사진=에너지경제DB


[에너지경제신문=김기령 기자]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닷새 만에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사전에 위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 리스크 관리 부실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G증권발 매물 폭탄으로 지난달 24일부터 동시에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상장사(다우데이타·서울가스·삼천리·대성홀딩스·세방·선광·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했다.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등 3개 종목은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초유의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으면서 주가가 75% 넘게 하락했지만 28일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SG증권 관련 8종목 주가 및 시가총액 추이 (가나다순) (단위 : 원)
종목명21일 종가28일 종가하락률(%)21일 시가총액28일 시가총액
삼천리497,500153,000-69.2%1조1068억6204억
서울가스467,500127,900-72.6%2조932억6395억
선광167,70041,250-75.4%2조3375억2723억
세방43,05018,060-58.0%2조174억3487억
다올투자증권5,1803,335-35.6%3140억2021억
다우데이타43,55017,370-60.1%8312억6653억
대성홀딩스130,10034,050-73.8%1조8268억5478억
하림지주16,3109,370-42.6%1조6680억1조495억
자료=한국거래소


◇ 하한가 사태 일단락에도 "반등 신호탄은 아냐"


하한가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회복세를 반등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해당 8개 종목에 주가조작 세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만큼 또 다시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주가조작 의혹, CFD 제도 개선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CFD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CFD는 레버리지를 최대 2.5배까지 일으켜 차익을 실현하는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 40만원만 있으면 100만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고 이 주식이 120만원으로 오를 경우 투자금의 50%인 2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투자 잔고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불확실하고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일반 주식투자에 비해 투자자 손실이 더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019년 11월 개인전문투자자 지정 요건을 완화했고 이후 거래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CFD 거래잔액은 5조4000억원으로 규제 완화 이전인 2018년 말 7000억원보다 7.7배 증가했다.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 건수도 2018년 말 2193건에서 2021년 말 2만4365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개인전문투자자 지정 요건을 보면 금융투자상품 잔고 금액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됐고 재산가액이 10억원 이상에서 주택을 제외한 순자산 5억원 이상으로 개편되는 등 조건이 대폭 완화됐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인한 CFD 거래 증가가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서둘러 CFD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7일 국내외 CFD계좌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신한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 등도 8개 종목에 대한 매매를 중단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CFD 계좌의 신규 매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 이복현 금감원장 "신속·엄정하게 조사하겠다"

기존 주주들로부터의 신뢰 회복도 급선무다.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거세기 때문에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퇴직연금사업자 현장 방문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정한 대응은 시장 확대를 위한 신뢰성 확보에 기본적인 요소"라며 "지위고하나 재산의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고려 없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며칠째 이어졌던 급락세에 8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5거래일 만에 7조8493억원이 증발했다.

giryeo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