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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의 기업 연체율이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은행 전체(기업+가계) 연체율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기업·가계 대출의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제2금융권의 기업 연체율은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은행 전체(기업+가계) 연체율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 상환 연장·이자 유예 등의 코로나 금융 지원까지 하반기에 끝날 경우 부실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기업대출 1천874조원…2금융권 83% 급증
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국내 금융권(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모두 1874조원(은행 1221조6000억원+비은행 652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직전 2019년 4분기(1263조5000억원)와 비교해 3년 새 48.3% 늘었다. 특히 2금융권 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357조2000억원에서 652조4000억원으로 82.6%나 커졌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차주(대출자) 수 역시 3년 전(230만명)보다 52.2% 급증해 역대 가장 많은 350만명까지 늘어났다.
◇ 2금융권 연체율, 2016년 1분기 이후 ‘최고’
‘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非)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의 연체율까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24%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81%)보다 0.43%포인트(p) 올랐고, 2016년 1분기(2.44%)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권별 연체율은 △상호금융 3.30% △저축은행 2.83% △보험사 0.15%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털 등) 1.01%이다. 상호금융은 2020년 1분기(3.19%) 이후 처음 3%를 넘어섰다. 여신전문금융사 연체율도 2019년 3분기(1.16%)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은행권의 연체율도 코로나19 사태 직후 수준까지 올랐다. 2020년 1분기부터 지금까지 대출만기 연장·이자 유예·저금리 대환(갈아타기)대출 등의 금융지원으로 잠재 부실이 지표에 드러나지 않고 연체율은 낮은 상태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하게 오르며 2∼3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6%로 한 달 새 0.05%p 또 상승했다. 2020년 8월(0.3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보면 기업대출(0.39%), 가계대출(0.32%) 연체율이 2월보다 0.05%p, 0.04%p씩 올랐다.
한은 자료에서도 국내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19%에서 4분기 0.24%로 3개월 사이 0.05%p 상승했다. 0.24%는 2020년 2분기(0.25%)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 연체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