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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연기 인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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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사람과 가장 변덕스러운 사람들의 덧없는 만남!"

20세기 이탈리아 미래파의 선두주자, 알도 팔라체스키가 ‘연기 인간’으로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난다. 팔라체스키의 대표작 ‘연기 인간’은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직조한 섬세한 문학 기법으로 인간의 욕망,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풍자한 소설이다.

팔라체스키는 예술계 전반에서 온갖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시도들이 명멸하던 20세기 초반, 미래파 운동가들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이던 1911년 ‘연기 인간’ 초판이 세상에 나왔다. 이후 시와 소설, 영화, 드라마, 평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친 그는 5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무려 다섯 차례나 개정판을 출간했다.

문학과 이 작품을 향한 그의 꾸준한 열정과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1958년 일흔셋의 팔라체스키는 ‘연기 인간’의 다섯 번째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연기 인간’은 내게 환상적 글쓰기의 극치이자 행복한 예술적 출구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이탈리아 원전 번역으로 출간된 이 책은 ‘신곡’, ‘데카메론’ 등 이탈리아 고전을 유려하고 충실한 번역으로 한국 독자에게 소개해온 번역가, 작가, 인문학 연구자인 부산외국어대학교 박상진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에게 ‘연기 인간’은 사실상 그의 삶을 관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다섯 번이나 고쳐 쓴 작품이지만 1911년 처음 발표한 초판본에는 다섯 차례의 개정판에서 반복하거나 대체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고갱이’가 담겨 있다는 역자의 의견에 따라 초판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연극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과 조화를 이루어 마치 희곡을 읽는 듯한 생생함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낯선 작가의 삶과 작품의 현대적 의의를 상세히 풀어낸 ‘옮긴이의 말’은 작품의 감상과 이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목 : 연기 인간
저자 : 알도 팔라체스키
발행처 :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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