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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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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1분기 실적 현대차, 주가는 언제 오를까…‘이것’이 관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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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본사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3위 완성차업체 현대자동차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기업 가치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인 안자니 트리베디는 27일(현지시간) 오피니언을 통해 현대차가 최근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을 끌어올릴 있다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 반등은 주가 상승을 위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또 현대차의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두고 "올바른 길을 향한 큰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 86.3% 증가(전년 동기대비) △SK온과 미국 배터리 합작 법인 설립 △자율주행 기업 ‘포티투닷’에 유상증자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내용은 미적지근한 반응이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새로운 배당 기준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배당 기준이 기존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변경됐으며, 배당 성향은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으로 설정됐다. 배당의 투명성과 가시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다.

배당 주기는 종전 연 2회(반기)에서 4회(분기)로 늘려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고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자 했다. 또한 향후 3년에 걸쳐 자사주를 해마다 1% 소각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수립하고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는 기업가치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트리베디 칼럼니스트는 "주주들에게 있어서 (주주친화 정책은) 현대차의 습관적인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보다 더 의미 있는 내용"이라며 "결국엔 엘리엇(엘리엇매지니먼트)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은 과거 2018년 4월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지분을 10억달러 가량 보유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통한 지주사 설립에 이어 배당 증가,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확대 방안을 현대차에 요구했다.

엘리엇이 그 이후 2019년 3월 열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요 계열사 사외이사 선임과 고배당을 안건으로 냈지만 모두 부결됐다. 표 대결에서 완패한 엘리엇은 같은 해 현대차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등 결국 백기를 들었다.

현대차가 엘리엇의 개입 이후 약 5년 만에 주주가치 제고에 시동을 건 배경엔 실적과 시장 점유율 등이 2018년 수준에 비해 개선된 반면 주가는 국내 및 일본 동종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트리베디 칼럼니스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월 26일 당시 현대차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27배였지만 지난 26일엔 5.36배로 나타나면서 5년 평균치(약 7.2배)를 밑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리베디 칼럼니스트는 "현대차가 필요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가 실현되려면 주주환원 정책이 앞으로도 유지돼야 한다"며 "현대차가 주주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야심찬 투자계획과 실적 등은 약발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당성향을 25%로 높인 것은 특별히 관대하지는 않다"며 "기업합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은 아직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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