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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올 1분기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코스닥 강세장과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덕에 1분기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ELS 시장 흐름이 조기상환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1조1720억원이다.
이는 직전 분기(2384억원)보다 5배가량 오른 수준이다. 5곳의 증권사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 떨어졌었는데, 올해 1분기 만에 회복세로 접어든 셈이다.
증권사 별로 보면 삼성증권의 영업이익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39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70억원)보다 8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추청치는 24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902억원) 대비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도 전분기 대비 75.93%, 36.74% 오른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금융지주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648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직전 분기 영업이익 14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실적은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에서 80% 이상 나온다.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은 이차전지주 쏠림 현상에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5.3% 늘었다. 특히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9조6000억원)이 코스피(8조원)를 앞섰다.
또 채권 금리가 올 1분기 하락하면서 채권운용 부문에서 대규모 평가이익도 나왔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은 상승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4분기 3.72%에서 올 1분기 3.27%로 떨어졌다.
계절 효과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늘어난 이유도 있다. 올해 1분기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55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29조원)와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확대됐다.
특히 ELS 조기상환액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올 1분기 ELS 조기상환액은 직전 분기(6조1383억원) 대비 31.5% 늘어난 8조7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상환액도 6조3618억원에서 8조5017억원으로 2조1399억원(35.4%) 늘었다.
ELS는 주가지수와 특정 종목 주가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 파생 상품이다. 기초 자산 가격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일정 가격을 웃돌면 정해진 수익을 주고 조기 상환된다. 통상 투자자는 조기상환 금액을 ELS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ELS를 발행하거나 판매할 때 마다 수수료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증권사들은 2분기에도 ELS 수수료 수익을 바탕으로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달 증권사별 ELS 조기상환 금액은 3조224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조기 상환액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증시가 급등하던 2021년 8~9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ELS 조기 상환 금액이 급증한 이유는 안정적인 주가 흐름과 작년 3분기에 낮은 발행 기준가격으로 상환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라면서 "2분기에도 조기상환 대상이 되는 작년 4분기 ELS 발행 기준 가격이 낮고, 물량도 상당한 만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