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KT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를 추가로 내놨다. 일단은 통신 3사 모두 정부의 지속적인 요금제 인하 압박에 대응책을 내놓은 분위기지만, 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추가적인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가 26일 5G 중간요금제 3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오는 6월 2일부터 도입되는 신규 요금제는 데이터 50GB(6만3000원), 70GB(6만5000원), 90GB(6만7000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기존 30GB(6만1000원), 110GB(6만9000원)를 제공하는 요금제까지 더해 KT는 총 5종의 중간요금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데이터 20GB당 월정액 2000원의 차등을 두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날 KT는 청년과 시니어 세대를 위한 특화 요금제도 내놨다. 또 온라인 전용 무약적 요금제 5종도 추가했다.
KT 측은 "고객 요금제 선택권 확대 및 가계 통신비 경감을 위해 새로운 맞춤형 5G 요금제를 선보이게 됐다"며 "고객은 세분화된 5G 요금제 중 본인의 데이터 이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해 합리적인 이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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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5G 중간요금제. |
SK텔레콤(3월 23일)과 LG유플러스(4월 10일)에 이어 KT까지 5G 신규 요금제 출시를 공식화하며 통신 3사 모두 정부의 민생 안정 대책에 동참한 모습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5G 요금제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최적의 요금제를 선택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는 통신요금 관련 정보를 더 잘 알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5G 요금제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간요금제 신설로 라인업이 촘촘해진 것은 맞지만, 5G 요금제의 시작선 자체가 월 4만원 대로 구축돼 있어 통신비 절감 효과를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5G 일반요금제(시니어·어린이 요금제 등 제외)는 SK텔레콤이 4만9000원, KT 4만5000원, LG유플러스는 4만7000원부터 시작한다. 월 3만원대 초반부터 형성돼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시작가가 1만원 이상 높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5G 요금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시작하는 요금 단가 자체가 높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5G 상용화가 만 4년을 지났으니 기본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요금제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외 로밍요금제가 너무 높다며 통신사 로밍 요금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신업계의 공식 입장은 "검토하겠다"지만 사실상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제 막 라인업을 보강한 만큼, 추가적인 요금제 인하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그보다는 알뜰폰 요금제 출시를 유도해 국민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날 KT도 5G 중간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에게 제공해 알뜰폰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고, 과기정통부도 "더욱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는 등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알뜰폰 관계자는 "5G 중간요금제 출시도 출시지만, 중요한 건 이통사가 제공하는 망 도매대가 자체를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