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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국내 증권사 가운데 지난 20년 동안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메리츠증권의 성공배경을 둘러싸고 ‘1등 공신’ 최희문 부회장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 경영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25일 메리츠금융지주로의 완전 자회사 편입이 이뤄지며 강점인 PF 영업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상장지수증권(ETN), 차액결제거래(CFD) 등 리테일 비즈니스 강화를 통한 수익 다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지난 20년(2002~2022)간 영업수익 기준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38005.1%)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메리츠증권은 영업이익(2위, 24017.7%), 순이익(2위, 224316.0%), 자기자본(6위, 2207.0%) 증가율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했다.
이에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최희문 부회장의 경영 성과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최 부회장이 직접 경영을 총괄하게 된 약 12년 동안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7345억원(1178.96%), 영업이익은 9974억원(3566.02%) 늘어나며 큰 성장을 이뤄냈다.
최 부회장은 최초 대표 취임 때부터 부동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부동산 PF를 메리츠증권의 확실한 ‘무기’로 만들어낸 바 있다. 특히 임기 내 빠른 자기자본 증식을 통해 우수한 자본건전성을 확보, 부동산 PF의 95%를 선순위 대출로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작년 고금리 및 ‘레고랜드 사태’ 발 신용위기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중 유일하게 연간 영업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메리츠증권이 롯데건설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9000억원을 매입하기로 한 것도 선순위 대출"이라며 "업계에서 뚜렷한 성과 보상 체계를 통해 인재 확보에 성공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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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메리츠증권은 또 한번의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오는 25일 메리츠금융지주로의 완전 자회사 편입이 예정된 것이다. 이를 통해 지배구조를 선진화 하고, 그룹사 간 일원화된 소통과 유연한 자본 운용으로 메리츠증권의 영업 경쟁력이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올해도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각 증권사들이 PF 부실 및 실적 부진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작년 말 기준 순자본비율(NCR)이 1684%에 달하는 메리츠증권은 우량 딜 확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메리츠증권은 작년 말~연초에 걸쳐 25명에 달하는 다올투자증권 출신 PF 전문 인력을 새로이 받아들이며 올해 신규 딜 확보에도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새로운 PF 딜을 감당하기 어려운 타 증권사 대신 메리츠증권으로 딜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랜 시간 메리츠증권의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수익 구조에도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작년 4분기 순영업수익 기준 메리츠증권의 브로커리지 비중은 4%, 자산관리(WM) 비중은 1%가량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리테일 영역 확대 움직임이 보이는 중이다.
작년 말 메리츠증권은 디지털플랫폼본부를 신설, 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 사장이 본부장을 겸직하도록 해 디지털 마케팅에 힘을 실었다. 또 CD금리투자 ETN 등 다양한 ETN 상품을 출시해 지난달 말 기준 업계 최다 ETN 라인업을 보유한 상태다. 또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기존 9.8%에서 7.4%로 인하해 브로커리지 고객 유입을 유도했다. 지난달 2일부터는 CFD 미국 장전 거래를 개시하는 등 CFD 서비스를 강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화재 등 상장사가 나뉘어져 있는 경우 좋은 투자기회를 공유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웠으나, 이 점이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들어 진행하고 있는 CFD, ETN 및 디지털 마케팅 강화는 수익 다변화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