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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 상승세에 '동학·서학개미' 춤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3 22:29

국내 증시·주변자금 연초 이후 우상향...돌아오는 개미들



해외 주식, 코인도 반등...은행 예적금 규모는 하락



연내 금리 종료 기대감에 반등..."곧 회복세 꺾일 수 있어" 경계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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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해 들어 증시와 그 주변자금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시장 역시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시세가 크게 올랐다. 반면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은행 예·적금 규모는 줄어, 위험자산의 ‘전성기’가 돌아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단 증권업계에서는 위험자산의 오랜 조정에 대한 반등일 뿐, 연내 미국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 곧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금 예탁금 규모는 52조6479억원을 기록, 작년 말(46조4484억원) 대비 13.34%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이란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예치한 대기성 자금을 말한다.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융자 규모 역시 20조2863억원으로, 동기간 22.81% 커졌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도 우상향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계좌 및 증권저축계좌를 뜻한다. 지난 20일 기준 현재 국내 60개 증권사의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6489만개로, 작년 말(6373만개)에 비해 약 116만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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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1일~2023년 4월 20일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 추이. 출처=금융투자협회


주변자금 흐름을 따라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올 1월 약 7조원에 불과했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월 8조원을 돌파, 4월 현재 10조6895억원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거래대금 역시 1월 6조원대에서 이달 13조342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동향은 안전자산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신한·KB·하나·우리·NH) 정기 예·적금 잔액이 842조4292억원으로, 직전 월 대비 10조 5933억원이 빠졌다. 작년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쏠렸지만,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떠오르며 다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연 5%까지 올랐던 시중 금리는 최근 3%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그에 반해 코스피 지수는 작년 말 2200대에서 줄곧 상승해 이달 2500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2차전지 산업 성장에 힘입어 연초 이후 30% 이상 뛴 900선을 돌파한 상태다.

‘서학개미’도 다시 활발해졌다. 최근 예탁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화증권 보관액은 911억3000만달러, 결제액은 974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대비 18.8%(766억9000만달러), 22.5%(795억6000만달러)씩 증가한 것이다.

또 다른 위험자산인 가상화폐 시장도 심상치 않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집계하는 UBMI(업비트 원화마켓 지수)는 작년 말 3737.05에서 이날 기준 6260대까지 상승했다.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의 경우 작년 말 2107만9000원이었지만, 이후 상승을 거듭해 이날 기준 3680만원대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올해 위험자산의 강세를 오랜 기간 조정국면에 있던 데 대한 ‘반동’이라고 분석했다. 1~2월 연내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을 타고 1차적으로 회복했으며, 3월 실리콘밸리은행(SB) 및 크레디트스위스 발 은행 위기가 ‘큰 불’로 번지지 않은 것이 추가적인 반등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단 현실적으로 연내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위험자산의 투자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며 조만간 다시 조정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 금리는 작년 하반기에 많이 올랐지만, 위험자산 시장에서는 이를 선반영해 오랜 기간 약세장이었다"며 "이것이 올해 초에 다소 회복했고, 지난달 은행 위기를 잘 넘긴 것이 이달까지의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미국 인플레이션의 정도를 볼 때 연내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며 "위험자산이 다시 회복 국면에서 조정국면으로 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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