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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정일체 민심 역풍?…"국정 운영 시너지 못 내 자충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8 16:17

與, 당정일체 방향으로 새 지도부 구성 한달만에 한계



전문가들 "尹 대통령부터 변화해야 여당 변화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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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집권 국민의힘의 당정 일체론이 민심의 역풍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그간 여러차례 당 안팎의 반발에도 친윤석열(친윤) 효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당정 일체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고집하며 밀고 온 당정 일체론은 최근 오히려 정당 활동을 위축시키고 집권당 존재감 부각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8개월 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지난달 전당대회를 거쳐 친윤 일색으로 새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윤석열 대통령과 뜻을 합쳐 국정과제를 일사천리로 해결하고 당정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명분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으로 뭉친 당 지도부 체제에서 최고위원 설화, 야당 협치 부재, 국정운영 부진 등의 비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지지도는 30% 초반 수준으로 게걸음 치고 있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만에 최저인 33.6%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8일 "여당이 강조해왔던 당정일체 방향이 오히려 국정운영 시너지도 못 낼 뿐더러 거대 야당 협치 및 견제도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당정을 향한 민심이 동반 침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체제로 들어선 지 한 달 동안 당정협의회를 수 차례 진행하기도 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정 운영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 간호법, 재정준칙 도입 등은 표류된 채 진전이 없을 뿐더러 윤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도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친윤 일색’인 당 지도부가 정부와 시너지를 내기보다 논란과 언쟁만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기현 대표는 최근 극우 성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문제 삼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하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받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18 정신 헌법 수록 불가’·‘전광훈 목사 우파 진영 천하통일’ 발언에 이어 제주 4·3사건 관련 발언으로 비판이 커지자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4·3 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발언을 한 데 이어 사과까지 거부했다.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두고는 "Junk Money 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고 비난해 논란이 일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비우기’ 운동을 언급해 도마에 올랐다.

국회 내에서도 거대 야당을 상대로 입법 실적을 내지 못하거나 야당의 입법 폭주를 막아내지 못하는 등 집권당으로서의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생 문제나 국정과제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윤심에 구심점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집권당이라면 정부를 견제하기도 하고 옳은 정책에 대해 협의하기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당정일체 방향성을 내세워 왔고 당 지도부 또한 친윤이라는 관계성으로 꾸려졌기 때문에 이 같은 집권당의 의무를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정은 전략적인 긴장관계가 돼야 된다"며 "대통령도 여당을 의식하고 여당도 정부를 의식하면서 옳은 방향에 뜻을 합치고 틀린 부분에 지적을 하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고 앞으로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당정이 일체가 된다고 하면 국정운영에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오히려 역효과만 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오히려 자충수가 된 셈이다"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윤 대통령이 내년 총선 전까지 국정운영에 성과를 내면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기현 대표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시작부터 당정일체를 강조하면서 윤심으로 당 지도부를 구성한 김기현 대표 체제의 한계가 한 달 만에 그대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집권당이 정부에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에서는 대통령부터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당정일체를 내세웠지만 오히려 국정운영에 시너지가 나지 않고 지지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고리를 풀려면 정부 지지율이 상승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친윤이라는 명분으로 집권당 대표에 오른 김기현 대표가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만이 풀 수 있다"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크게 깨닫고 소통이나 통치 방식을 바꿔야겠다는 변화의 결단을 내리거나 야당의 리스크로 반사적 이익을 보는 것 말고는 기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지도부 자체가 친윤 일색인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 지지율 또한 동반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윤 대통령부터 통 큰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가장 공들인 외교 분야에 계속 논란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정부가 명쾌하지 않은 해명을 내놓고 있고 여당 지도부들은 언쟁 혹은 설화만 이어지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이 근본과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반전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는다면 국정운영은 물론 총선에서도 굉장히 어려운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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