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스피 지수를 기반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투자심리가 쏠리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코스피 지수를 기반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투자심리가 쏠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높은 수익률을 내는 ELS 발행 규모를 늘리는 등 상품 관련 마케팅에 힘을 쏟는 중이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지난 1분기 ELS 원화·외화 발행액은 6조7500억원으로 전분기(4조4000억원)보다 2조3500억원(53%) 늘었다. 분기 발행량으로 보면, 지난 2분기(8조7306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2월과 3월 ELS 발행 규모를 살펴보면 각각 2조3900억원, 2조7000억원에 달한다. ELS 월 발행액이 2조원을 넘긴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 ELS 조기상환 금액(7조438억원)도 전 분기(5조9145억원) 대비 25%가량 증가했다.
ELS는 주가지수와 특정 종목 주가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 파생 상품이다. 기초 자산 가격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일정 가격을 웃돌면 정해진 수익을 주고 조기 상환된다. ELS는 주가가 반 토막 나지 않는 한 수익률을 배분한다. 다만, ELS 투자 후 일정 하한선을 밑돌 경우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한다.
ELS 발행이 늘어난 이유는 주가나 지수가 원금 손실 지점(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앞서 지난해증권사들은 글로벌 긴축 여파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국내 증시 급락으로 ELS 신규 상품 발행을 줄이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ELS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만기상승부스터형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4종을 각각 50억원 한도로 모집했다. 만기상승부스터형 ELS는 만기 평가가격이 최초 기준가격의 100% 이상이면 해당 기초자산 수익률의 200%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을 종목 하나로 줄인 만큼 일반적인 ELS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21일 오후 1시까지 두드림 공모 주가연계증권(ELS) 24303호 외 4종을 각각 100억원 규모로 모집한다. 공모 ELS24303호는 테슬라(TESLA)가 기초자산이고 만기는 1년이다. 3개월이 되는 시점에 기초자산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85% 이상인 경우 연 20%로 자동 조기 상환된다. 공모 ELS 24304호는 넷플릭스(NETFLIX)가 기초자산이며 앞선 공모 ELS 24303호와 같은 만기 손익구조를 가졌다. 자동 조기 상환 수익률은 연 12%다.
KB증권도 LG화학 보통주와 S&P 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KB able ELS 2904호’ 등 원금 비보장형 ELS 14종을 공모한다. 하이투자증권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코스피200지수,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6개월 단위 조기상환형 ELS를 오는 19일까지 모집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발행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은 이달 1~13일 총 519종목의 원화·외화 ELS를 1조6362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지난 1월 ELS 원화 발행액 규모(1조6575억원)와 비교했을 때 절반을 이미 넘긴 상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ELS 시장은 상환·발행 모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상환이 지연됐던 일부 ELS 상품들이 올해 초 조기 상환되면서 재투자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증시가 회복세이긴 하나 ELS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한다. 실제 작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작년 3분기에만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6771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별종목보다는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가 안전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증시가 매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의 발언과 기대인플레이션 급등 등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