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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韓, SVB 사태 발생시 예금인출 속도 100배 빠를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4 15:34
이창용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미국 현지시간) 한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은행 파산 사태가 벌어지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으로 전망해다. 젊은 층 중심의 디지털 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다는 이유다.

이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군 미국, 유럽 은행권 혼란과 관련한 질문에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젊은 층의 디지털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이뤄지는 차액 결제의 담보 비율을 높여야 하고,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았을 때 수일 내 예금을 돌려줬지만, 이제 수 시간 내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감독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13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동행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가 예금 및 대출금리 마진(차이)을 줄이도록 지도 혹은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예대금리차 축소는) 고통 분담 차원도 있고 과점 요소로 수익이 높은 은행이 당연한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며 "레고랜드 사태(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건) 이후 많이 올라간 금리를 정상화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 걱정이라고 하는데, 저는 ‘왜 걱정을 하지’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완화적이지 않고 상당히 긴축적이다. 돈 빌린 사람들이 통화량, 부동산 상황을 보면 금리가 높아 경기가 어려운 것이 다 보인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금리가 낮아 통화정책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단기금리는 해외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 금리를 금방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과도한 것도 있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감독원에서 (예대금리차 축소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게 통화정책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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