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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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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문건에 엿보인 우크라이나의 ‘전쟁 시계’? 전황에 재뿌릴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0 22:11
UKRAINE-CRISIS/EAST

▲격전지 바흐무트를 주파하는 무장 군용 차량.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국 측 첩보 문서가 유출되면서 우크라이나가 장기전을 이끌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미 합동참모본부가 미 정부 정보기관들 보고서를 취합·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00쪽 분량 문건이 최근 온라인에서 유출됐다.

이 문건에는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이 작성한 보고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러시아군 내부 동향과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반격 계획은 물론, 민감한 각국 내부 정보가 포함됐다.

이 문건에는 특히 우크라이나 핵심 대공 방어 전력이 사실상 고갈 직전에 몰렸다는 분석도 담겼다.

NYT는 우크라이나군 대공 방어망이 붕괴할 경우 압도적 공군력을 가진 러시아에 전쟁 흐름이 급 쏠릴 우려가 커진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중 공격이 주로 최전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대공방어망 역시 주로 최전방 부대를 방어하도록 배치돼 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탄약 고갈로 최전방 부대 담당 대공방어망은 다음 달 23일 "완전히 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러시아 침공 이후 대공방어망은 우크라이나 국토방어 핵심 역할을 해왔기에 특히 우려되는 지점이다.

러시아는 전투기 900대, 폭격기 120대 등으로 세계에서 손꼽는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전에서는 그 위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공방어망을 제압하지 못해 제공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태에서 아까운 전투기만 잃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일 유출 문서대로 조만간 우크라이나 대공방어망이 붕괴하고, 러시아 공군이 ‘안전’을 확신한다면 공군력 대거 투입 가능성이 커진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도 최근 MSNBC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러시아 공군만은 그렇지 않다"며 러시아 공군 위력을 경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탄약 부족 상황을 부인하지 않지만, 서방 지원 물량이 관건이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NYT에 보낸 문자에서 "서방 지원으로 새로운 방어체계가 전달돼 이미 사용된 무기를 대체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숫자다. 그들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무기가 상당수 들어와야 한다"며 전폭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중전 외에도 정보전에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요인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정보 지원이 이번에 유출된 기밀 때문에 더 지속될 수 없거나 대거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NYT는 "이번 기밀유출로 미국이 러시아의 어떤 기관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지 알려질 것"이라며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군사작전이 실질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유출을 계기로 이미 일부 군사작전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유출의 충격을 파악하기 위해 부처간 협의에 착수했다.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기밀 유출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기 나온다.

서방의 정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에 속한 국가의 한 관리는 CNN 인터뷰에서 동부 전황에 대한 미군의 평가를 문제로 삼았다.

이 유출 정보에는 "돈바스(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은 2023년 내내 교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역량에 대한 문제점이 적시됐다.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전투에서 이겨가는 게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도 한 해 내내 교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의 비공개 평가가 공개적으로 알려지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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