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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에서 '상생'으로…SKT, 알뜰폰 전략 바꾼 속내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0 14:56

SKT 가입자 점유율 39.5%…알뜰폰 17%



자사망 알뜰폰과 협력으로 시장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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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사옥.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 전담팀을 신설했다.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따라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업체들과 상생하겠다는 취지다. 그간 알뜰폰 사업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SKT가 알뜰폰 사업 전략을 변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알뜰폰 성장세에 SKT 가입자 이탈…점유율 40% 붕괴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달 모바일CO(컴퍼니) 산하에 ‘알뜰폰(MVNO) 영업팀’을 꾸렸다. 이 팀은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와 협력업체들의 신규 비즈니스 논의, 사업전략 구상, 마케팅 컨설팅과 같은 지원을 담당하게 된다. SKT 관계자는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 중소기업과 상생 취지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알뜰폰 사업 전담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점유율 1위인 SKT 입장에선 알뜰폰 시장의 성장이 달갑지만은 않다. 다른 알뜰폰 업체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하면 점유율이 하락하고, 자회사 SK텔링크로 이용자가 넘어간다 해도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깎이기 때문이다. 이에 SKT는 알뜰폰 자회사 마케팅에 소극적이었고, 재작년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이통3사 자회사 모두 알뜰폰에서 철수하라’면 따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알뜰폰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5대 3대 2로 굳어져 있던 이통3사 점유율 구도에 변화가 일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SKT의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40% 선을 밑돌았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SKT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072만7909명이며 점유율은 39.5%다. 알뜰폰은 점유율 17%(1334만6083명)를 차지했다.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만 놓고 봐도 SKT의 회선 수는 2019년 12월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 1년 전(2021년 2월)과 비교하면 42만명 가량 감소했다.


◇ 통신 ‘메기’ 등장…대응책은 자사망 알뜰폰과 상생·협력


이용자 감소와 알뜰폰의 성장은 그동안 SKT의 알뜰폰 견제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는 통신시장 과점 문제 해소를 위해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에서는 이동통신의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확대, 도매대가 산정 방식 개선 등의 방안이 논의 중이다. 반면 이통3사 입장에서는 중간 요금제, 자회사 점유율 제한 등 장애물이 산적하다.

최근에는 금융권이라는 위협적인 새 경쟁자도 등장했다. 서비스 3년 만에 40만 가입자를 끌어모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이 이달 중 정부의 정식 서비스 승인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브엠 승인이 공식화되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금융사들이 통신 시장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 것은 예견된 일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상 리브엠의 정식 서비스 승인 가능성은 높다. 이후 은행권의 알뜰폰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SKT를 비롯한 이통3사는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업체들과 협력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규 사업자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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