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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검사장은 4일(현지시간) 뉴욕시 형사법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 불리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숨기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를 감추기 위해 기업 문건을 반복적으로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브래그 검사장은 기존에 알려진 ‘입막음 돈 의혹’에 2건을 더한 사례를 제시했다.
당초 이번 기소 핵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지난 2006년 혼외 성관계 발설을 막으려고 대선 직전 13만달러를 지급한 의혹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더해 ‘트럼프에게 혼외 자식이 있다’고 주장하던 뉴욕 트럼프타워 도어맨에게 3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도 법원에 제출한 범죄 사실 자료에 담았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가 경영하던 타블로이드지를 통해 한때 불륜 관계였던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지급한 것 역시 인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 모회사 AMI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친구로 그를 도왔다.
페커는 자신이 소유한 잡지를 통해 그에게 돈을 주고 혼외 자식에 관한 이야기를 독점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임으로써 사실상 입을 막았다.
이후 AMI는 트럼프월드의 청소부와 트럼프 사이에 자식이 있다는 도어맨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발설금지 계약을 해지하려 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트럼프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페커에게 '대선 때까지는 도어맨을 풀어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때 불륜 관계였던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지급한 것 역시 페커를 통한 사례로 인용됐다.
검찰은 트럼프에게 불리한 가십 스토리를 사들여 이를 공개하지 않는 AMI 사례들이 '캐치 앤드 킬'(catch and kill) 수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런 공로를 인정한 트럼프는 당선 후 페커와 만나 감사를 표하고 2017년 여름 백악관 만찬에 초청해 "대선 기간 도움을 준 데 대해 고마워했다"고 검찰 문건에 기재됐다.
다만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 혐의는 코언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지급한 13만달러 성격을 숨기려고 34건 문건을 위조한 의혹 만 다루고 있다. 따라서 도어맨과 맥두걸에 대한 입막음 돈 지급 사실은 기소 사실들을 입증하는 사례 정도로 재판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브래그 지검장은 "뉴욕주 법에 따라 다른 범죄를 숨기고 속이려는 의도로 기업 문건을 위조하는 것은 중범죄"라며 "(트럼프는) 다른 범죄를 숨기기 위해 34건의 허위 자료를 만들었다. 당신이 누구든 간에 우리는 심각한 범죄 행위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건 위조 자체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그러나 검찰은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도전에 방해되는 불리한 정보를 감추기 위한 의도로 행한 불법 행위인 만큼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브래그 지검장은 "불법적인 수단으로 선거 후보를 띄우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은 뉴욕주 선거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라며 "허구의 법률 서비스를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래그 지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돈에 대한 ‘법률 수수료’ 허위 기재 문건 34건을 9개월 째 손에 쥐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다"면서 "그가 가진 돈의 액수, 힘의 크기가 이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