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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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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환율 4월에 더 오른다?…고민 깊어진 한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3 15:10
달러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이달에 더 오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원화가치 하락). 이달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5%로 또 동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분기 아시아에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인 한국 원화는 4월 예정된 배당금 지급 시즌이란 악재가 새로 추가될 것"이라며 통상 4월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급받은 배당금을 해외로 옮긴다고 보도했다.

현행 배당 제도는 상장사들이 매년 12월 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배당 기준일)한 후, 그 다음 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고 4월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배당금 상위 10개사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급되는 배당액이 최소 4조 59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런 배당금이 달러화 등 외화로 환전될 경우, 가뜩이나 반도체 및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원화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여파 등도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짚었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아시아 외환 전략 총괄은 "계절적 요인에 이어 최근 은행권 불안이 위험 심리를 취약하게 만들었는데 리스크에 민감한 원화는 이에 취약할 것"이라며 이달 원화 환율이 달러당 1329.10원 부근에서 지지를 다시 시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번 주 예정된 3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올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힘이 더욱 빠져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한은이 지난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제공했던 안도감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며 "추가 25bp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4일 발표 예정인 인플레이션 지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지금은 원화 매수의 적기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SK증권의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 수출 및 소비 침체의 임박한 위험을 고려할 때 지금 원화를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다가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선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며 일곱 차례 기준금리 연속 인상을 멈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지만 커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무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원화가 절하(가치 하락)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 만큼, 힘겹게 정점을 지난 물가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이미 지난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6명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은 "3.75% 기준금리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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