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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새겨진 소주와 맥주를 섞는 케릭터(기사내용과 무관) |
뷰티·헬스를 비롯한 웰빙 문화 확산과 더불어, 주52시간제·코로나19 확산으로 줄어든 회식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주류 가격 급등으로 늘어난 경제적 부담 역시 술을 멀리 하게 되는 원인으로 보인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1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와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01만㎘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2014년(380만 8000㎘) 이후 7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맥주 출고량은 지난해 153만 9000㎘로 1.8% 줄었다. 희석식 소주의 경우 82만 6000㎘로 5.6%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맥주는 2013년 이후 8년 연속, 희석식 소주는 2017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다.
그러나 출고량 감소에도 지난해 ‘출고 금액’은 8조 8345억원으로 전년보다 0.4% 늘었다. 출고액 증가는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주류는 덜 팔았지만, 주류 매출은 늘어난 것이다. 맥주의 경우 출고량이 1.8% 줄었지만 출고 금액은 3.7% 늘었다.
주류 출고량 감소에는 코로나 사태도 큰 영향을 줬다. 주류 출고량 감소율은 2019년 1.7%에서 2020년 4.8%로 대폭 커졌다. 이후 2021년 역시 3.6%에 달했다.
경제적 이유로 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못 마시는 상황도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2월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맥주 5.9%, 소주 8.6%였다. 둘 모두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을 웃돌았다.
특히 식당 등에서 마시는 외식용 주류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배가 넘었다.
외식용 맥주 물가 상승률은 10.5%였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0월(10.8%) 이후 24년 4개월 만 최고치였다.
외식용 소주 물가 상승률도 11.2%로 2016년 11월(12.0%)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주류 제조업체들이 맥주·소주 등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식당·편의점 등 주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외식용 맥주와 소주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1년 전인 지난해 2월만 해도 1.6%, 0.9%였지만 최근 1년 새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2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등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7.9% 인상했다. 바로 다음 달에는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등 일부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올렸다.
소주에 이어 맥주도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3월 카스 등 국산 맥주 제품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다. 이어 하이트진로도 테라 등 맥주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렸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맥주 클라우드의 출고가를 평균 8.2% 인상했다.
이번 달에는 편의점 수입 맥주 가격이 4개월 만에 또 올랐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OB맥주는 CU, GS25,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하는 수입 맥주(500㎖) 판매가를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다. 4캔 구입 시 할인 가격도 1만 1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인상됐다.
지난 2021년 12월 할인 중단으로 하이네켄코리아 수입 맥주 가격이 4캔 1만원에서 1만 1000원으로 오른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주류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과 함께 주세 인상 등으로 출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맥주의 경우 물가 상승에 따라 자동으로 세금이 올라가는 종량세에 따라 이번 달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됐다.
이에 따라 맥주 제조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가격 인상을 검토했다. 그러나 물가 안정을 요구하는 정부 압박에 결국 계획을 철회했다.
정부는 현재 맥주·탁주에 적용되는 종량세 물가 연동제를 원점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