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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내실 경영' 집중… 게임업계, 보수 동결하고 허리띠 바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2 09:57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주요 상장 게임사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부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임기가 만료된 경영진들은 연임에 성공했고 이사회를 재편하는 등 불안정한 글로벌 경기 상황을 대비해 내실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 ‘책임론’에도 경영진 연임 성공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넥슨게임즈를 시작으로 이어진 주총 시즌에서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등이 주총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특히 주가 하락, 실적 부진 등으로 책임론이 불거졌던 경영진들도 연임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 크래프톤 주총에선 김창한 대표가 크래프톤의 간판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선임됐다. 당시 주총에서 김 대표는 "향후 임기 3년 동안 나의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그전에라도 은퇴할 각오를 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넷마블은 권영식 ·도기욱 각자대표를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해 지배구조 체제를 강화했다. 기존 장병규 의장 1인 체제에서 3인으로 사내이사를 확대한 것이다. 올해 이사회 권한을 강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고 신작과 중국 시장 진출, 블록체인 신사업 등으로 실적 개선을 본격화하겠다는 목표다.

위메이드도 장현국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을 확정했다. 장 대표는 "이사회와 주주분들이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둘 마음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회사를 전략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시간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이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선 제 성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이주환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임기가 만료된 송재준 대표는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GCIO)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데브시스터즈는 김종흔 공동대표를 재선임했다. 김 대표 역시 그간 데브시스터즈의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바 있다.

◇ 비용 효율화·주주 가치 제고 총력

올해 주총에서 게임사들은 이사회 인원 증가에도 이사 보수 한도를 동결하는 등 인건비 절감을 통한 비용 통제에 나섰다. 이사회 정원이 늘어도 보수를 동결하면 한 사람당 보수는 사실상 축소된다.

크래프톤은 작년 대비 사외이사가 2명 늘어 이사회 인원은 5명에서 7명으로 확대됐으나 이사보수 한도는 전년과 같은 100억원으로 결정했다. 넷마블 이사 수는 5명에서 9명으로 늘었으나 보수 한도는 80억원으로 동결됐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이사 수는 전년 대비 1명 늘었으나 보수 한도는 80억원으로 승인하는 안건을 올려 통과됐다.

한편 올해 게임사 주총은 ‘행동주의’로 모인 소액 주주들이 주가 하락 등을 성토하는 등 적극적인 권리행사를 나서 주목받았다. 크래프톤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3%의 지분을 모집한 후 장병규 의장과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를 주장했다. 컴투스 행동주의 소액주주 연합도 지분 2% 획득, 주주환원 강화와 경영진 책임론 등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크래프톤은 주총이 끝난 후 1679억원 규모의 자사주 96만주를 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뒤 전액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NHN 역시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470억원 규모의 자사주 108만516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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