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07일(수)



대표 공백에 이사회까지 휘청…KT 주총 D-1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30 11:09

사외이사 3인 재선임안마저…부결 가능성↑

대표이사 이어 이사회도 공백…정상화까지 ‘갈 길 머네’

KT

▲KT CI.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대표와 사내이사가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KT가 31일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대표이사 선임안과 사내이사 선임안이 모두 폐기되면서 남아있는 안건은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재선임안 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면서 KT는 주총 이후에도 당분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KT에 따르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선임안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선임 및 사내이사 선임안 등도 다뤄질 예정이었으나,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일부 안건이 폐기됐다. 남아있는 안건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안건은 3명의 사외이사(강충구, 여은정, 표현명)에 대한 재선임안인데, 이마저도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현 사외이사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았고,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은 사외이사 선임에 대주주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도 사외이사 3명의 연임에는 반대를 권고했으며, KT 노동조합도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이사진 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현재 KT에 남아있는 사외이사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3인을 포함해 김용헌 사외이사까지 총 4명이다. 올해만 사외이사 8명 가운데 4명이 중도 사퇴했다. 지난 1월 이강철 이사와 벤자민 홍 이사가 중도 사퇴했고, 최근에는 김대유, 유희열 이사가 임기를 남겨두고 사퇴했다.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재선임안마저 부결된다면, KT 이사회에 남아있는 이사는 김용헌 사외이사 1명뿐이다. 이는 상법이 정하는 사외이사 충족 인원수도 채우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다.

일단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사업 현안을 해결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비대위 체제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예정인데, 이사회가 사실상 공석에 가까운 만큼 외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새판 짜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종욱 사장은 "고객서비스 및 통신망 안정적 운용은 물론,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경영 및 사업 현안들을 신속히 결정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선 지배구조로 개선하고 국내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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