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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론’에도 장병규·김창한 연임 성공…크래프톤 "실적·주가 회복 노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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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과 김창한 대표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실적 및 주가 하락에 ‘책임론’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는 "지난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 상장사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크래프톤은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업자 장 의장과 김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윤구 전 애플코리아 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 등을 통과시켰다. 당초 크래프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최근 크래프톤의 실적 부진 및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물어 두 사람의 재선임안에 반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었으나, 투표 결과 장 의장의 선임 찬성 비율은 97.07%, 김창한 대표는 98.50%로 나타났다.

크래프톤 주식은 지난 2021년 8월 상장 당시 공모가 49만8000원 대비 60% 이상 하락한 17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이후 ‘칼리스토 프로토콜’, ‘문브레이커’ 등의 신작 성과가 부진했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실적 역시 좋은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다.

앞서 크래프톤 주주들은 온라인상에 주주모임을 개설하는 등 장 의장과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를 위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실적 부진 및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이날 주총에서 장 의장과 김 대표의 재선임안이 통과되긴 했으나, 주주들은 회사의 대책을 촉구하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장 의장의 주주총회 불참을 두고 "주주에게 관심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주가가 많이 하락했고, 작년 저희가 출시한 게임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라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 상장사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까지 축적된 회사와 개인의 역량을 응축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만일 제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임기 전에 은퇴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제표가 승인된 만큼 약 1600억원 이상의 자기주식취득 재원을 확정할 생각"이라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는 별도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데 준비는 다 해두었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주가가 이렇게 하락하고도 찬성표가 이리 많은 것을 보면 소액 주주들의 힘은 정말 없나보다"라며 "공모가까지 오르려면 정말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그래도 반대표가 3% 가까이 나온 것은 의미가 있지 않나"라며 "끈기 있게 활동하다보면 점차 주주의 목소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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