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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를 위해 회사명에서 ‘건설’을 떼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K에코플랜트,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CI.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건설사들이 사명에서 ‘건설’을 떼고 새 이름을 달기 시작했다. ‘건설’ 대신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를 넣는 등 건설에만 국한하지 않고 친환경 신사업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 건설 떼고 ‘친환경’ 강조…새 간판 달았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최근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앤씨(E&C)는 에코(Eco)와 챌린지(Challenge)를 의미한다. 자연처럼 깨끗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의 의미인 에코(Eco)와 더 높은 곳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상징하는 챌린지(Challenge)의 뜻을 담았다. 포스코이앤씨는 사명 변경을 시작으로 저탄소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 경쟁력 강화와 그린 라이프 주거모델 상품화 등 친환경·미래성장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앞서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8년 선경건설에서 SK건설로 이름을 바꾼 이후 23년 만이다. SK에코플랜트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사명에서 ‘건설’을 떼고 새 간판을 단 첫 주자는 DL이앤씨(DL E&C)다. DL이앤씨는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에 앞서 지난 2021년 초 DL이앤씨로 변경했다. 대림이 당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DL로 그룹 명칭을 바꾸고 건설사업부를 DL이앤씨로 분할했다. 이에 DL이앤씨 자회사인 대림건설도 DL건설로 사명을 바꿨다.
주요 건설사 신사업 계획 | |
건설사명 | 신사업 내용 |
포스코이앤씨 | 수소환원제철 및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 EPC |
DL이앤씨 |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생산 및 상용화 등 |
현대건설 |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 중개 |
KCC건설 | 건설엔지니어링업 신규 추진 |
계룡건설 | 데이터센터 구축판매운영 및 벤처사업 발굴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 주택업으로는 한계…사업 다각화 추구
건설사들이 회사 이름에서 건설을 떼는 데는 기존에 건설업이 가진 이미지와 한계에서 탈피하고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근 2~3년간 모든 산업군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도 친환경 사업에 동참하고 있음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사명 변경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택업만으로는 건설사의 미래 먹거리로 불충분하다는 점도 건설사들이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나서는 이유 중 하나다. 주택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고민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신규 택지도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아파트를 짓는 것만으로 건설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며 "주택사업과 병행해서 플랜트,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사업 다각화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하면서 주요 건설사들은 신사업 확대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정기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 중개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재생에너지 PPA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KCC건설은 지난 24일 정기 주총을 열고 정관 변경으로 건설엔지니어링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건설사업 관리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기 위함이다.
지난해 11월 한화에 합병된 한화건설은 오는 29일 한화 건설부문으로 첫 정기 주총을 갖는다. 한화건설 당시 운영해온 건설사업들이 한화의 사업목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합병 당시 친환경 시대에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선포한 바 있다. 풍력발전, 수소에너지 등의 친환경사업 분야에서의 부문 간 협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