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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대표이사 내정자. |
◇ 윤경림 후보, 사의 표명…KT "사실 관계 확인 중"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KT 이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더 버티면 KT가 망가질 것 같다"면서 차기 CEO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이사들이 윤 후보를 만류를 했지만, 윤 후보는 계속 사의 표명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윤 후보나 이사회로부터 이와 관련된 얘기를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현재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윤 후보가 여권을 중심으로 번진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구현모 현 대표와 윤 후보를 비롯한 KT 현직 사내외 이사진들을 ‘이익 카르텔’이라고 주장하며 차기 경영진 후보 인선 내용에 반대해왔다.
◇ 윤경림 후보 사퇴에…KT 안팎은 ‘카오스’
갑작스레 전해진 소식에 KT 안팎은 큰 혼란에 빠진 분위기다. 한 소액주주는 KT 주주모임 게시판에 "결국엔 외압에 무너지고 만 것"이라며 윤 후보의 사퇴 표명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주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안 나왔으니 좀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KT 소수 노조인 새노조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대혼란은 구현모 사장이 무리한 연임을 추진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이번 혼란을 초래한 이사회에 대해 단호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직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윤 후보자가 KT 차기 CEO 후보자에서 사퇴할 경우 KT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KT 정관 제 29조 2항에 따르면 대표이사 유고 시에는 직제 규정이 정하는 순서에 따라 사내이사가 그 직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구현모 현 대표와 윤경림 후보자 모두 사의를 표명해 사내이사도 공석이 된다. 이에 따라 임시 대표직은 직제규정이 정하는 순서에 따라 맡겨질 예정이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