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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대표이사 내정자.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KT 윤경림 대표 후보자 선임안에 대한 주주총회 표 대결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23일 열리는 신한지주의 주총 향방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의 최대주주이자 신한지주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국민연금은 KT의 윤경림 대표 선임안과 신한지주의 진옥동 회장 선임안에 모두 제동을 건 상황이다.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가 각 사의 대표 선임안에 찬성 의견을 냈다는 점도 KT와 신한지주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의 반대,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의 찬성. 이 두 가지 상황은 KT와 신한지주 모두 동일하지만, 표 대결 결과에 대한 예측은 판이하다. 신한지주는 회장 선임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반면, KT의 대표 선임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2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KT의 대표 선임안 통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분 구조 때문이다. 일단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외국인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또 2대 주주와 3대 주주인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의 표심도 KT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한지주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국민연금의 지분은 7.69%이고, 이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가 5.71%로 2대 주주로 올라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진 내정자 선임에 찬성 의견을 냈다. 신한지주의 지분 63% 가량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T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율은 이달 3일 기준 8.53%이고, 외국인 지분은 약 44%로 전해진다. 주요 외국인 투자자로는 지분 5.07%를 보유한 영국계 투자사 실체스터(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s LLP), 지분 5.0%를 보유한 미국 자산운용사 티 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 Associates, Inc.) 등이다. 앞서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윤 후보 선임에 대해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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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 |
문제는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과 3대 주주인 신한은행의 표심이다. KT 2대주주인 현대차그룹(7.79%)은 윤 후보 선임에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차기 대표 선임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KT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5.58%) 역시 국민연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만큼 표심도 KT에 우호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국민연금에 현대차그룹, 신한은행의 지분을 모두 합산하면 반대표가 20%를 넘어서는 셈이다.
특히나 KT는 지난해 3월 박종욱 경영부문 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했지만,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 방침으로 무산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의결권 자문사 ISS도 해당 안건에 ‘반대’ 의견을 냈었다.
업계 관계자는 "KT 지분율을 보면 국민연금과 현대차그룹, 신한은행의 비중이 꽤 높다"면서 "2대 주주, 3대 주주 지분을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만큼 주총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