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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주요 주주 구성.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넷마블의 2대주주인 CJ ENM이 비핵심자산 유동화를 예고하면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CJ ENM이 보유 지분을 3대 주주인 중국기업 텐센트 측에 매각할 경우 넷마블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넷마블은 사내이사진에 권영식, 도기욱 대표집행임원을 포진시키는 등 이사회의 전면적인 개편에 나섰다.
◇ 넷마블, 이사회 구성 ‘확’ 바꾼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의 건을 비롯한 5가지 안건을 상정한다. 관전 포인트는 △방준혁 의장 외에 권영식, 도기욱 대표집행임원의 사내이사 추가 선임 △사외이사진 교체 및 추가 선임 등이다.
넷마블이 2017년 상장 이후 사내이사 자리에 방 의장 외 다른 인물을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영식 대표는 2014년 넷마블게임즈 시절부터 줄곧 대표이사를 맡아왔으나, 집행 임원일뿐 사내이사진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2017년부터 넷마블의 재무를 관리해온 도기욱 대표 역시 지난해 각자 대표로 선임됐으나 집행임원 역할만을 맡아왔다.
사외이사진에도 변화를 줬다. 넷마블은 지난해 주총에서 김준현 CJ주식회사 부사장과 이찬희 전 대현변호사협회 회장, 전성률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으나 김준현 이사가 중도 퇴임했다. 여기에 윤대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이동헌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학 교수, 황득수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신규 선임해 총 5명의 사외이사 체제를 꾸린다.
◇ 투자업계 "CJ ENM 지분매각,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넷마블 측은 "게임업의 특성을 고려해,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위한 이사회 역할을 확대하고자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업계에선 CJ ENM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고려한 처방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구창근 CJ ENM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을 약속했다. CJ EN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은 21.78%로, 방준혁 의장(24.12%)과는 불과 2.34%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CJ ENM이 넷마블의 지분 17.52%를 보유한 3대 주주 텐센트 측(Han River Investment PTE. LTD)에 지분을 넘길 경우 넷마블의 최대주주는 방 의장이 아닌 텐센트로 바뀌게 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CJ ENM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차입금 감소를 위해 넷마블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면서 "CJ ENM이 게임사업을 아예 접은 만큼, 비핵심자산인 넷마블 지분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CJ ENM 입장에서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넷마블을 중국 기업에 넘겼다는 오명을 쓸수도 있는 만큼, 텐센트 측보다는 방 의장에게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J ENM 관계자는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언급한 것은 맞지만, 넷마블 지분을 팔지 말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