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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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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중개플랫폼, ‘핑퐁’ 책임전가에 소비자만 울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2 10:24

저가에 덜컥 계약하고 피해 봐도 책임소재 불분명

고민많은 소비자들, 한샘·LX 등 브랜드 대리점 저울질

전문가 "현재는 과도기…양질의 업체 더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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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 플랫폼을 통해 홈인테리어를 준비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지만 검증 안 된 업체들도 우후죽순 늘어나 그만큼 분쟁도 잦아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홈인테리어를 준비 중인 A씨는 최근 매스컴에서 중개 플랫폼을 통해 공사한 소비자가 페인트 칠 몇 번 하고 공사를 미루는 ‘묻지마 계약’에 당한 사례를 보고 고민이 많다. 차라리 비용이 더 들더라도 대기업 브랜드 대리점을 활용해야 하나 망설이는 A씨다.

12일 건축자재업계에 따르면 중개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이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인테리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시공지연이나 하자보수 부실 대응 등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인테리어 시공사들도 우후죽순 증가 추세라는 것이 요즘 시장 분위기다.

특히 중개 플랫폼이 소비자와 시공사간 갈등이 있을 때 중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 브랜드 인테리어 대리점을 활용해야 안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가격이냐 vs 보증이냐…고민 많은 소비자


본래 홈인테리어 시장이 과거에는 주변 지인 소개나 집 근처 업체를 통해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였다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펜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에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통한 공사계약이 급격히 증가했다.

대표 중개 플랫폼으로는 ‘오늘의집’과 ‘집닥’, ‘숨고’, ‘내드리오’, ‘뚝딱’ 등이 있다. 인테리어 가격이 크게 저렴한데다가 소비자들이 시·공간에 제약 받지 않고 다양한 비교 견적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게 해소된 만큼 소비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아지고 있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보더라도 시공 후 기한 내 AS를 신청했으나 하자보수를 불이행하거나, 부실시공에 대해 시공 관계자끼리 책임을 전가하는 ‘핑퐁’ 사례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 어느 업체가 제대로 검증된 업체인지를 소비자가 직접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복수 관계자 전언이다.

특히 1500만원 이상 시공할 때는 의무적으로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를 갖고 있어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지난 1월 한국소비자여성연합이 집계한 중개 플랫폼에서는 실내건축공사업 면허가 없음에도 1500만원 이상 공사를 시공하는 업체들이 다수 등록돼 이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분위기는 다시 지역 내 한샘이나 KCC, LX하우시스, 현대리바트 등 브랜드를 건 지역 대리점 업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본사는 직접 상담이나 계약단계를 통해 문제없는 지역 대리점을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또한 시공이 완료된 이후 시공만족도 과정을 통해 사후관리를 하기도 한다.

브랜드 인테리어업계 관계자는 "중개 플랫폼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국 가장 큰 차이는 책임준공에 있는 것 같다"며 "대리점이라고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시공 이후 시공만족도 과정을 통해 사후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개 플랫폼, 갈등 해소 위해 이행보증보험 도입


그렇다고 대리점을 맹신할 수는 없다. 유명 브랜드 역시 대리점 형식의 영세업체가 대부분이라 실내건축공사업 면허 소지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1372소비자센터를 통해 확인해보면 대기업 브랜드 역시 하자보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사례도 있고, 본사 측에서도 책임소재를 구분해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도 많다.

전문가들은 중개 플랫폼이 책임소재가 부족하다고 해서 시장을 사양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개 플랫폼에 의해 과거보다 정보의 비대칭이 많이 해소된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며 "주택시장 침체라는 과도기인 현재, 경쟁력 없는 업체들은 도태되고 양질의 업체들은 더 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중개 플랫폼에서 소비자 불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최근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늘의집은 업체와 시공사간 계약시 표준계약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고, 인테리어 안심플랜(가칭) 도입 등 하자를 대응하는 이행보증보험을 상반기 도입해 고객의 피해를 줄일 것이다"고 전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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