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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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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KT 차기 CEO 내정된 윤경림, 기대 반 우려 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08 15:27

KT, 내부사정 잘 알고 '변화와 혁신' 적임자 인정



국민연금과 여권의 반대는 커다란 부담

윤경림사장

▲윤경림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이 KT 차기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현직 사장으로 KT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여러 기업을 두루 거치며 타 기업과의 네트워크가 화려하다는 것은 기대 요인으로 꼽히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정부 여당이 그를 여전히 탐탁치않게 여긴다는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1인 후보에 오른 윤 내정자는 구현모 대표와 함께 KT의 ‘디지코(DIGICO)’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LG유플러스의 전신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의 전신 하나로통신에 이어 KT까지 통신3사를 다 거쳤고, CJ와 현대자동차 그룹에도 몸담았다. 특히 KT에 세 번이나 입사한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그가 마지막으로 KT에 돌아온 것은 구현모 대표가 취임한 후인 지난 2021년이다. ‘디지코(DIGICO)’를 그룹의 핵심 비전으로 내걸었던 구 대표는 KT 그룹사 혁신 및 인수합병(M&A)의 키를 그에게 맡겼다. 업계에선 KT를 포함한 통신 3사와 CJ, 현대차그룹 등에서 윤 내정자의 탁월한 능력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개방형 혁신이 필요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쏟아내고 있다. 정부 및 여권에서 내부 출신 CEO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만큼, 윤 내정자가 주주총회까지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여권에선 면접 대상에 오른 후보 4명이 모두 KT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그들만의 리그’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했고, 윤 사장을 콕 찍어 ‘구현모 아바타’라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주주총회에서 차기 수장으로 확정된다 하더라도 한동안 ‘윤경림 흔들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선도 있다. KT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대표이사 선임안과 함께 사외이사 선임안도 다뤄질 예정인데, 대규모 이사회 물갈이가 예고된 상황이다. 사외이사 8명 중 2명은 이번 대표 선임 과정에서 중도 사퇴했고, 그 외 3명의 이사는 이번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끝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긴 어렵지 않겠나"라며 우려했다.

윤 내정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배구조 우려를 먼저 털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KT는 윤 내정자 요청으로 ‘지배구조개선TF’(가칭)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지배구조개선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 이사 등 이사회 구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모범규준 등 최근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지적 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후 주요 주주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도 진행해 새롭게 도입되거나 변경되는 지배구조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또한, KT는 최종 개선방안이 확정되면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명문화하여 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지속 노력할 예정이다.

윤 내정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KT가 국민기업으로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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