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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SK스퀘어가 보안기업 SK쉴더스의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당초 기업공개(IPO)에서 사모펀드 매각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인데, SK스퀘어의 선택을 두고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 SK스퀘어, 지분 팔아 SK쉴더스 2대 주주로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보유 중인 SK쉴더스 지분 2187만주를 EQT파트너스에 8646억원에 매각한다. EQT는 SK스퀘어가 보유한 SK쉴더스 지분 일부(31.1%)과 2대 주주 맥쿼리PE 컨소시엄의 지분 전체(36.9%)를 2조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SK스퀘어는 지분가치 약 1조원에 해당하는 32.0% 지분을 보유하면서 2대 주주로 물러나게 된다. 다만 SK쉴더스 경영에는 EQT와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최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스퀘어가 SK텔레콤에서 분할해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투자회사로서 일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만들어 낸 점이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의 보안 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점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쉴더스는 물리 보안업체 ADT캡스와 사이버 보안업체 SK인포섹을 합병해 만든 회사다. 2021년 SK텔레콤이 사업 부문인 SK텔레콤과 투자 부문인 SK스퀘어로 인적 분할되면서 SK쉴더스는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됐다. SK쉴더스는 현재 국내 전체 보안시장에서 에스원에 이어 2위 사업자이자 사이버보안에선 1위 업체다.
◇ 기업가치 2배 만들었다는데…진짜?
SK스퀘어 측은 회사 출범 이후 거둔 첫 투자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2018년 ADT캡스 인수 이후 5년 만에 기업가치를 3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2배 가까이 키웠다는 것. SK스퀘어 측은 "유연한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전략을 실행한다는 SK스퀘어의 비전이 출범 1 년여 만에 큰 결실을 맺게 됐다"라며 "‘투자-기업가치증대-수익실현’이라는 투자 풀사이클(Full-Cycle) 성과를 거두며 투자전문회사로서 실력을 시장에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시장의 의견은 냉랭하다. SK스퀘어가 말하는 기업가치에는 부채가 포함돼 있는데, 알고 보면 SK쉴더스의 부채가 상당하다는 것. 지난해 3분기 기준 SK쉴더스의 연결 기준 부채 총액은 2조8712억원에 달한다.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철회하긴 했지만, IPO(기업공개) 추진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SK쉴더스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는 3만1000~3만8800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조5052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EQT와의 딜에 경영권까지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SK스퀘어는 이번에 마련한 재원으로 최근 저평가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또한번의 ‘빅 딜(Big Deal)’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새 최대주주로 외국계 사모펀드를 맞이한 SK쉴더스는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한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