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속 침묵을 지키던 카카오가 하이브를 향해 유감을 표하고,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SM엔터와 협력하겠다는 방향은 그대로 이어가되,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 "적법성 묻겠다"는 ‘하이브’…맞불 놓은 ‘카카오’
27일 카카오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3사의 사업협력 계약이 기존 주주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하이브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계약서 일부 문구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가져온 하이브 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 측 인사로만 구성된 이사회 멤버를 추천하며 기존 경영진과 이들이 세운 방향성을 모두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입장문은 ‘SM과 카카오 간 사업협력 계약이 불합리하다’는 하이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하이브는 지난 24일 "SM엔터와 카카오 사업협력계약 및 전환사채인수계약이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SM엔터 아티스트들의 권리를 제약하며, SM엔터 구성원의 미래를 유한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현 경영진에게 본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며, 필요 시 민·형사상 법적 조치까지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 9천억 실탄 장전한 카카오…"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한 M&A에 투입"
카카오는 "SM엔터와의 사업협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성장과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적 방향성인 만큼,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라며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장문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으나, 필요 시 SM엔터 지분 확보를 위해 재원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이중 1차 투자금 8975억원이 지난 24일 납입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중 4500억원의 자금을 타법인증권 취득에 쓰겠다고 공시했다.
카카오 측은 SM엔터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식을 고민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사우디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유치한 재원의 활용에 대한 질문에는 "글로벌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일부 투자 재원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쓰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또 카카오는 현재 진행 중인 가처분 소송 결과에 따라 방향을 수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더라도 SM엔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앞서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는 SM을 상대로 유상증자 신주와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카카오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 협력은 매우 중요한 사업적 방향"이라며 "가처분 결과와 무관하게 협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