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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거취 주목 정승일 한전 사장 임기 보장 확인…적자 해소 특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7 11:03

"산업부, 최근 내년 4월까지 흔들리지 말고 임기 채워달라 요청"



한전 적자 심각 상황서 당장 후임 사장 선임 어렵다고 판단한 듯



업계 "정승일 사장 임기 보장으로 에너지업계와 국민 안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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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해 6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강연을 하기 위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최근 정부로부터 내년 4월까지인 임기 보장을 확인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정승일 사장에게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끝까지 채워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전이 지난해 3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사장을 교체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부 차관,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이에 윤석열 정부 들어 정 사장 거취가 업계의 관심을 모아왔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지금 한전 사장이 바뀐다고 뚜렷한 해법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지원할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정 사장이 지난 정부에서 가스공사 사장, 산업부 차관까지 역임했지만 그런 것과 무관하게 지금 위기 상황을 최대한 안정화시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 사장은 한전 적자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적극 해결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에너지다이어트10’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국회와 언론 인터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기요금 현실화와 한전 재무구조 개선, 전력산업 혁신을 강조해오고 있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 정승일 사장의 임기보장으로 한전 내부와 에너지업계의 안정은 물론 난방비 인상 등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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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사단법인 에너지미래포럼 주최로 지난해 12월 열린 월례 조찬포럼에서 ‘위기를 넘어 기회로 전력산업 가치사슬 혁신의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DB.


관가와 공기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이같은 행보가 놀랍지 않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정통관료 출신으로 자리나 위계, 정파 등에 연연하지 않는 강단 있는 모습으로 공직 생활 내내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일 처리가 꼼꼼하고 치밀해 ‘산업부 3대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천연가스 수급, 전기요금 개편 등 에너지 분야에서 성공한 정책을 다수 만들었다.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던 2016년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대란 당시 개편을 추진하던 중 주형환 당시 장관과 의견 충돌이 있었고, 개편 작업 중간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산업부 차관 시절에도 전기요금 정상화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정권이 달랐던 지난 두 차례 국정감사에서도 한전의 적자 원인에 대한 여야 의원 질의에 "적정원가와 적정보수를 보장하도록 한 공공요금 산정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는 전력 생산에 필요한 원가를 제대로 요금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해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한전의 방만경영으로 인해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강해졌다는 비판에는 "조금이라도 긴축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지만, 방만경영 때문에 적자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유가의 변동은 한전의 경영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전기요금은 전혀 탄력적으로 조정이 안 됐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한전 감독 부처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및 차관으로서 정책을 진두 지휘했던 경험과 같은 공기업인 가스공사를 이끈 경영 마인드가 정 사장의 소신발언 배경으로 꼽힌다.

정 사장은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대해서도 "원전을 늘려야 한다는 게 국민 대다수 의견이라면 정부 정책이 유지될 수 있겠나. 더 많은 원전 비중이 바람직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면 그에 따라 논의하면 될 일"이라며 "‘2050년 석탄발전 전면 중단’은 좌초자산에 대한 보상과 석탄업 종사자 보호 등 공정하고 질서 있는 감축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합리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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