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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진희 씨가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샵’을 둘러보고 있다. 박진희 씨 제공 |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지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일입니다." "저는 직업이 배우다 보니 많은 분께 노출될 기회가 많아 소셜미디어(SNS)나 인터뷰를 통해 심각한 환경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배우 박진희(45)씨는 지난 21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전화인터뷰를 갖고 최근 기후환경 활동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가족들과 오스트리아 빈에 거주 중으로 촬영 일정이 있으면 한국으로 오곤 한다.
박 씨는 1996년 데뷔한 27년 차 베테랑 배우다. 지난해 5월 종영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서 원경왕후 민씨로 명품 연기를 보여주며 ‘KBS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연기로 커리어를 쌓을 만큼 쌓은 박 씨는 지난달 ‘기후비상시대’ 피켓을 들며 1인 시위를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려 화제를 모았다.
그는 기후위기에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개인의 노력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정부와 기업에 적극 의견을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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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진희 씨가 지난달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후비상시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박진희 씨 제공 |
◇ "아이들 살날 창창한데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오스트리아서 에너지 위기 실감"
박 씨는 예전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적극 활동하게 된 계기는 딸 하나, 아들 하나인 두 아이를 생각해서다.
박 씨는 "어릴 때부터 기후환경에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관심을 갖게된 큰 계기는 두 아이다. 아이들이 살날이 창창한데 환경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니 뭐라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전 ‘기후비상시대’ 피켓을 들었던 건 한겨울에 만개한 개나리를 보고 깜짝 놀랐기 때문"이라며 "날이 이렇게 추운데 개나리가 핀 것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조금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오스트리아서 겨울의 에너지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우리나라 집보다 기온을 5도 정도 더 낮게 유지해 춥게 사는 거 같다. 집에서 가디건이나 스웨터를 입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과 문화가 있어 보인다"며 "특히 이번 겨울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난방비가 올랐다. 오스트리아 난방에너지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사람들이 비싸거나 불편하더라도 기후환경을 위해 감수해야 한다면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식당에는 비건(채식)메뉴가 늘 있고 비건 식 재료를 살 수 있는 마트도 따로 운영된다. 비건이 일반화돼 있어 놀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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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진희 씨가 지난해 3월 서울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카페’를 방문해 제로웨이스트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박진희 씨 제공 |
◇ "환경을 위해 의견 주저 없이 표현해야…많은 분들 동참해주길"
박 씨는 환경을 위해 기업과 정부에 적극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환경을 위해 지키고 있는 실천사항도 공유했다.
그는 "개인이 환경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건 개인적으로 실천하고 기업과 정부에 요구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해야 한다"며 "기업은 엄청난 자연자원을 고갈해 얻은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정부에서는 환경 관련된 정책을 다음 해로, 다음 세대로 미루고 있다. 더는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을 위해 실천 사항으로 다회용품 사용과 샴푸·린스·주방세제 비누로 대체, 세탁세제 대신 소프넛 열매 사용을 꼽았다.
박 씨는 "일회용품은 편하긴 하다. 하지만 편리함을 멈추지 않는다면 작은 변화는 생길 수 없다"며 "비누를 사용하면서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프넛 열매의 장점을 칭찬하며 "소프넛 열매를 세탁할 때 세탁기에 넣어 세제로 사용하고 정원이나 흙이 있는 곳에 뿌리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며 "열매를 세탁 감 1kg당 한 개를 넣으면 된다. 많게는 5∼6번 정도 재사용할 수 있어 세탁 세제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요즘은 너무나 다양한 매체에서 여러 의견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후문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며 "앞으로 기후환경을 위해 더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환경관련 캠페인에 많은 연예인들이 동참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이 기후위기에 대해같이 목소리를 내줬으면 하는 바라며 많은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진희는 1996년 KBS 드라마 ‘스타트’로 데뷔 후 1998년 영화 ‘여고괴담’에 출연해 배우로서 이름을 날렸다.
지난 2007년엔 SBS 드라마 ‘쩐의 전쟁’에 출현, S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지난해엔 K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박진희는 그간 영화 등 연기 외에도 기후환경 및 에너지 관련 홍보대사 또는 캠페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2006년 제3회 서울환경영화제를 시작으로 2010년 ‘체인지 환경지킴이’, 2010∼2011년 ‘에너지나눔’(한국에너지재단), 2011년 ‘2012 세계자연보존총회’ 및 ‘에코캠페인’ 등 홍보대사로 지속 활동하고 있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