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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경희사이버대 서유경 교수, 한나 아렌트의 ‘과거와 미래 사이’ 번역·복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6 11:10

-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사유 담긴 에세이 모음집 20년 만에 복간

- 아렌트 사상의 지침과 사상의 발전 예견 담은 ‘아렌트 개념어 사전’으로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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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송기우 기자] 경희사이버대학교(총장 변창구) 후마니타스학과 서유경 교수가 번역한 한나 아렌트의 ‘과거와 미래 사이’가 지난 1월 13일 한길그레이트북스 시리즈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한나 아렌트가 1968년에 펴낸 ‘과거와 미래 사이’는 역사·전통·권위·자유 등의 전통적인 정치 개념에 대해 아렌트 특유의 해체주의적 사유법으로 풀어낸 여덟 편의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다. 특히 2023년 판본은 2006년에 나온 한나 아렌트 탄생 100주년 기념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2005년 초판 발간 후 약 20년 만에 복간되면서 아렌트 제자 제롬 콘의 서문 및 옮긴이의 해제와 후기가 새롭게 추가됐다.

한나 아렌트는 20세기 정치사상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대학 강의, 정치평론, 정치이론 및 정치철학 저술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쳤다. 주지하듯이 그는 1933년 나치 정권을 피해 파리로 망명하여 벤야민 등 다른 유대 망명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혁명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칸트 정치철학 강의》, 《정신의 삶》 등 다수의 저작을 남겼다.

서유경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한나 아렌트 정치철학 연구에 매진해 왔으며, 현재 학부와 대학원에서 ‘아렌트정치미학’과 ‘시민정치철학세미나’를 각각 강의하고 있다. 이번 책 외에도 ‘책임과 판단’,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 등 아렌트의 저서 세 권과 아렌트 해설서인 ‘아렌트와 하이데거’, ‘아렌트 읽기’를 우리말로 옮겼다. 또한 ‘아렌트 정치행위 개념 분석’, ‘약속의 정치학 : 한나 아렌트의 로마커넥션과 그 함의’, ‘버틀러J, Butler의 ‘수행성 정치’이론의 정치학적 공헌과 한계’등 아렌트 정치철학 관점에서 작성된 연구논문을 다수 발표했으며, 2016년 세계정치학회에서 발표한 영어 논문 ‘The Political Aesthetics of Hannah Arendt: How Is Her Concept of ‘Human Plurality’ to Be the Condition for It?’은 2018년 독일에서 영문으로 출간됐다.

이번에 복간된 ‘과거와 미래 사이’의 특징은 전체주의, 사유, 행위, 탄생성, 다수성, 자유, 권위 등 아렌트 정치사상의 핵심 용어를 상세하고 집약적으로 설명하는 일종의 ‘아렌트 개념어 사전’이라는 점이다. 또한 플라톤에서부터 마르크스에 이르는 서구 철학 전체의 이분법적 접근법에 대한 아렌트의 해체주의적 연구 방법론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저작이기도 하다.

아렌트는 과거와 미래 사이, 즉 ‘이제 없음(no more)’과 ‘아직 없음(not yet)’의 사이인 현재라는 ‘있음’의 시점에서 양자와 독립적인 동시에 양자를 성찰하는 사유법을 구사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의미, 자유와 권위의 기원, 진실과 정치의 길항성,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위상 변화 등에 관한 실천적 사유법을 예시함으로써 우리의 사유와 행위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유경 교수는 "아렌트가 이 책을 통해 성취하고자 한 목적은 서구 철학 전통의 붕괴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거나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상실된 개념들의 원형을 소환하여 새로운 현재적 용도를 재발명하는 것"이라며 "현대인들의 근본과 원칙이 부재한 무가치한 삶에 대한 성찰의 기준, 즉 균형추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전 소크라테스가 지적했듯, 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는 삶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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