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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흑자 자신감'… 상반기 후판가 협상이 변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9 15:19

조선 "후판가 인상 시 흑자 전환 시기 늦춰져"



철강 "철광석 및 업계 상황도 충분히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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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을 꿈꾸고 있는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올해 흑자 전환을 꿈꾸고 있는 조선업계에 변수가 생겼다.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증하면서 후판 가격 역시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후판은 선박의 핵심 자재로 조선업계 생산원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철강업계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한다. 후판은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총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핵심 자재다. 양 업계는 일년에 두 차례(상·하반기) 협상을 진행해 조선용 후판 가격을 정하고 있다. 통상 양 업계 1위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협상이 끝나면 타 업체가 따라가는 형식이다.

조선업계는 2021년부터 수주한 선박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되며 올해 흑자 전환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후판가가 다시 상승할 경우 흑자 전환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후판가는 조선업계 적자의 직접적인 요인이 돼 왔다. 후판가가 t당 10만원만 인상돼도 수천억원대의 원가 상승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후판가는 지난해에는 상반기 10만원 인상, 하반기 10만원 인하돼 t당 11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t당 60만원에 비하면 두 배 가량 상승한 수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떨어졌을 때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상황 속 후판가가 상승할 경우 흑자 전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을 이유로 후판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광석 가격은 전체 철광석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다. 현재 국제 철광석 가격은 이달 3일 기준 t당 127.6달러로 작년 10월 말 t당 79.5달러에 비해 약 60% 상승했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경기와 업계 상황도 후판가 협상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한다. 슈퍼사이클에 돌입한 조선업계와는 달리 시황 악화·원가 상승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제품 단가에 이를 적극 반영하지 못하는 등 악재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높아지고 있음은 물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인건비·전기세·생산 능력 등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 업계간 후판가 협상은 해가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후판가 협상은 양 업계간 팽팽한 의견차 속에 5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이에 정부는 양 업계 공동 세미나 및 연구용역 추진, 업무협약(MOU) 등을 진행해 후판가 협상 방식의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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