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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에서 판매 중인 차량의 출고를 중단했다. 사진은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 SUV ID.4. |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에서 판매 중인 차량의 출고를 중단하면서 소비자에게 인도될 예정이던 차량이 전시장 등에 묶여있다. 1, 2종의 모델이 일시적으로 출시 지연되는 일은 종종 발생하지만 모든 차량의 출고가 한 번에 중단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폭스바겐은 삼각대 결함으로 인한 일시 중단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7일부터 독일 본사의 요청에 따라 전 차종의 출고를 일시적으로 지연시켰다"며 "확인 결과 차량에 포함된 삼각대의 반사 성능이 기준치를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을 비롯해 7종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티구안, 투아렉, 골프, 아테온 등의 차종에 삼각대를 탑재해 판매해왔다. 삼각대를 차량에 포함하는 것은 수입 판매사의 법적 사항은 아니지만, 도로교통법상 운전자는 삼각대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고객의 안전을 위해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폭스바겐 측의 설명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자동차 운행이 불가한 상황에서는 안전삼각대 등 표지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문제가 된 폭스바겐 측의 안전 삼각대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 기준에 관한 규칙’에 명시된 반사율 기준에 미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폭스바겐은 4000여대의 출고를 잠시 중단하고 새로운 삼각대로 교체하고 있다. 출고 재개는 이르면 2월 중순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판매된 차량은 리콜을 진행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이 출고 지연에 대한 이유를 밝혔음에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 2월 중으로 폭스바겐 티구안을 인도받을 예정이었던 A씨는 "일방적인 출고 연기 통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회사가 출고 연기 사유를 속일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기존에 폭스바겐 골프를 몰던 B씨 역시 "진짜 삼각대 결함인지 아닌지 의심이 된다"며 "소비자들에게 이런 불안감이 들게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불안은 폭스바겐의 2016년 ‘디젤게이트’와 무관치 않다. 디젤게이트는 폭스바겐에서 경유차의 가스 배출량을 조작하다 적발된 사건이다. 당시 폭스바겐은 전 차종 출고를 중단했다.
지난해 12월엔 큰 폭의 가격 할인을 했다가 미리 차량을 구매했던 고객들의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금전적 손해를 주장, 공식 딜러사에 내용증명까지 보내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kji0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