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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경차 캐스퍼 이미지. 현대차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생산하는 캐스퍼 외에 다른 차량을 온라인으로 팔지 못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완성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효율적인 마케팅 등 온라인 판매의 장점이 많다는 점은 알지만 노조의 반발이 심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올해부터 모든 차량을 오프라인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팔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딜러·영업지점마다 달랐던 차량 가격도 하나로 통일했다. 결제와 시승 신청 등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기존에 차를 팔던 영업사원들은 차량의 장단점을 고객에게 설명하는 ‘큐레이터’로 역할을 바꾼다.
국내에서 차량을 온라인으로 파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대세’로 떠올랐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카마로 SS, 볼트 EUV 등을 비대면으로 판매하고 있다. 메르세데르-벤츠 코리아는 작년 판매 플랫폼 ‘메르세데스 온라인 숍’을 개설했다. 인증 중고차를 우선 판매한 뒤 향후 신차까지 해당 사이트에서 팔 계획이다.
BMW코리아는 한정 에디션 모델을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양산차 대비 특별함을 강조한 모델을 주로 선보이고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전해진다. 볼보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비대면으로 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 등도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하다. 테슬라는 국내 진출 당시부터 100%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폴스타 역시 오프라인 영업점이 따로 없다.
온라인 판매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 고객들과 접점을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용절감 효과도 뚜렷하다.
현대차·기아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미 북미, 영국, 호주, 인도 등에서 인터넷으로 차를 파는 ‘클릭 투 바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도 판매는 비대면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노조의 반발이 크다는 점이다. 판매 노조를 중심으로 온라인으로 차를 파는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위탁생산 차종인 캐스퍼를 비대면으로 팔고 있다. 다만 신차가 소개될 당시 노사간 잡음이 상당해 그 이후로는 이 제도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기아 역시 전기차 EV6 사전계약으로 인터넷으로 진행하려다 노조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인기 모델을 온라인으로 팔기는 (노조의 반발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정판 모델 등은 전략적으로 비대면 판매를 하면 좋지만 이 같은 전략 자체를 구사하기 힘든 셈"이라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