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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내년 한국 경제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며 1%대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 무역분쟁 같은 글로벌 변수가 워낙 많아 수출전선이 활력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가의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겠지만 환율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국내외 국책·민간 연구원들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은 2% 내외다. 내년에는 경기 둔화 국면을 피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를,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은 1.7%를 전망했다. 정부가 내년 성장률을 1.6%로 낮춰 잡은 가운데 민간 기관인 LG경제연구원은 1.4%라는 수치를 내놨다.
우리 경제가 2% 이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대형 위기’가 터졌을 때는 제외하고는 없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9년(0.8%),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등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을 덮친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는 내년 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작년 코로나 침체 후 반등에 따라 6.1%로 높아졌던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2%에 이어 내년엔 2.2%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0년대 이후 위기 기간을 제외한 세계경제 성장률의 평균이 4%였음을 감안하면 평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OECD 역시 내년 세계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오일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을 제외하고는 1971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는 이미 먹구름이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 대비 5.8%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14%까지 낙폭이 커졌다. 심리도 얼어붙었다. 우리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평균적으로 올해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우려했다. 전경련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업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무역수지 적자 역시 올해와 비슷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국제유가의 상승은 제한적이고, 이와 연동된 물가 역시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가 올해 5.1%에서 내년 3.5%로 내려앉을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5.1%→3.6%), KDI(5.1%→3.2%) 등과 같은 맥락의 예상치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세 목표치를 2%로 제시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내년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미국 금리인상 종료 계기로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점차 확산될 4분기 이후 원화 가치 회복세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취업 전선에도 찬바람이 불 조짐이다. 정부는 내년 취업자가 올해 대비 10만명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9만명), KDI(8만명)는 그 이하를 예측했다. 올해 예상되는 취업자 증가 폭은 80만명 안팎이다.
LG경제연구원은 경영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내년 3대 이슈로 △환율 △미-중 갈등 △원자재 가격 추이를 꼽았다. 연구원은 "대외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거시경제 상황뿐 아니라 각국의 주요 정책, 지정학적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를 주요 의사결정에 신속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