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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 역대 최대폭 증가...1년새 166조원 불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5 13:50
돈다발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올해 들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 매력도는 줄어든 반면 예금 금리는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 폭으로 불어났다. 안전자산임에도 금리가 4%대까지 오르면서 정기예금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이달 22일 현재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1826억원이었다.

작년 12월 말(654조9359억원)과 비교하면 1년새 166조2467억원 증가한 셈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0%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2019년 12월 말 646조810억원에서 2020년 12월 말 632조4076억원으로 13조원 넘게 급감했다.

그러나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예금금리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정기예금 잔액은 2020년 12월 말 632조4076억원에서 작년 12월 말 654조9359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무려 160조원이 넘는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유입됐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5대 은행을 포함한 모든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작년 12월 말 778조971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965조원으로 186조원 넘게 증가했다. 여기에 11월과 12월 증가분을 더하면 정기예금 잔액 증가 폭은 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정기예금 잔액 증가분이 200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해당 통계가 시작된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사실상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셈이다.

최근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정기예금의 경우 투자 대상 가운데 가장 높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도로 부각되고 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정기예금의 절반 이상인 58%에 4% 이상의 금리가 적용된다. 예금금리의 7.4%는 5% 이상의 금리가 적용된다.

다만 정기예금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뛸 수밖에 없다. 예금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 산정 요인 가운데 저축성 수신상품 금리의 기여도가 80% 이상이기 때문에 예금 금리를 인상하면 대출금리도 시차를 두고 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대출자 입장에서는 예금금리가 올라서 이득인지, 덩달아 오른 대출금리 때문에 손해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이밖에 은행 정기예금에만 자금이 몰리면 회사채, 증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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