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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50대로 포진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의 세대교체에 이어 그룹 계열사 CEO들도 젊은 피를 수혈해 그룹의 변화 동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전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실시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인사 대상이었던 계열사 10곳의 CEO를 전부 1964∼1971년생으로 배치했다. 만 51∼58세의 연령대로 전부 50대의 인물을 발탁했다.
자경위에는 조용병 신한금융 현 회장이 참여하고 진 내정자는 참여하지 않지만 사장단 인사 방향은 충분한 상의를 거쳐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내정하며 그룹 수장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조용병 회장은 1957년생, 진 행장은 1961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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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선임된 한용구 신한은행장 후보,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후보,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후보,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사장 후보,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된 신한투자증권의 김상태 사장. |
자경위 결과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신한은행장에는 1966년생인 한용구 신한은행 부행장(영업그룹)이 내정됐는데, 은행장 중 최연소였던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나이가 같다. 한 부행장은 현재 신한은행의 영업채널을 총괄하는 영업통으로 그동안 보여준 영업성과와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 차기 사장 후보로는 문동권 신한카드 부사장이 확정됐다. 임영진 현 신한카드 사장은 1960년생, 문동권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문 내정자는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최초의 LG카드 출신 CEO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영창 사장이 물러나고 김상태 사장이 단일 대표로 전체를 총괄한다. 이영창 사장은 1961년생, 김상태 사장은 1965년생이다.
새로 발탁된 이영종 신한라이프 차기 사장 후보도 1966년생이다. 그동안 신한라이프의 통합을 이끌어온 성대규 사장은 1967년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수장을 발탁하며 도약을 시도하겠다는 각오다. 이영종 부사장은 신한금융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오렌지라이프 인수작업을 지원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6개월 동안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다.
신한자산신탁의 차기 사장 후보는 1967년생인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부사장이 신규 추천됐다. 이밖에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1964년생),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사장(1967년생),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1964년생), 배진수 신한AI 사장(1964년생),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1971년생)은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또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지주사 경영관리부문은 해체하고,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한다. 원신한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부문을 그룹 차원에서 발굴해 육성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또 자산관리(WM)·퇴직연금·그룹자산운용(GMS) 사업그룹장 겸직은 해제하기로 했다.
금융권의 변화의 바람 속에서 신한금융이 빠르게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진옥동 체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특히 앞서 KB금융지주의 경우 윤종규 KB금융 회장 임기가 약 1년이 남은 상황에서 기존 계열사 CEO 대부분을 연임시키는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한 만큼 서로 다른 분위기 속에서 신한금융과 KB금융과의 내년도 리딩금융 경쟁이 주목된다. KB금융은 내년 11월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 내년 연말 인사에서 큰 폭의 인사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증권의 매각 사옥 이익이 반영돼 KB금융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KB금융과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어 리딩금융을 공고화하기 위한 수익성 확대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진 내정자는 젊어진 계열사 수장들과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환, 신뢰 회복을 통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글로벌 진출 등 주요 핵심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부회장직은 신설하지 않은 만큼 조직 기틀을 다진 후에 경영승계 체제 구축 등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고 디지털 등 금융의 트렌드도 급변하고 있어 금융사의 경영진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최연소의 타이틀을 단 인물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