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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올해 들어 미국발 금리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코스피가 20% 급락한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주가는 하락 폭을 최소화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4대 금융지주의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사상 최대 실적, 배당 확대 기대감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여기에 각 사별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강화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가운데 올해 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나금융지주였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초 4만2350원에서 이달 16일 현재 4만4750원으로 5.67%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21%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환율 급등으로 인해 비화폐성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소폭(1.45%) 감소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환율 약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순이익 3조6612억원으로 전년(3조5261억원)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주당배당금은 중간배당금 주당 800원을 포함해 3200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하나금융에 이어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0.54%, 0.39% 상승했다. KB금융은 올해 들어 주가가 6% 넘게 하락했지만, 이 역시 코스피 수익률과 비교하면 상당부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확대되면서 금융지주 실적에도 호재다. 그러나 올해 같은 경우 경기 침체 우려, 레고랜드 사태(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건)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금융사들이 사회적 책임과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심리에도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미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것이 곧 금융사들의 사회적 역할 및 부담 확대로 이어졌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올해 금융지주사 주가에도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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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3일부터 12월 17일까지 금융지주 주가 추이. |
그럼에도 금융주가 코스피보다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은 배당 확대, 사상 최대 실적 외에도 각 사별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피력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한지주는 올해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후 소각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손태승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꾸준히 피력한 것이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손 회장은 올해 3월과 5월, 7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1만5000주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손 회장은 현재 자사주 11만8127주를 보유 중이다.
이밖에 KB금융, 신한지주는 올해 1~3분기까지 분기배당을 꾸준히 단행한 것과 달리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점도 연말 주가 흐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은 연간 총 배당금을 4개 분기에 걸쳐 나눠서 지급하기 때문에 기말배당금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1~3분기 누적 분기배당금으로 각각 주당 1500원, 1200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올해 중간배당금으로 주당 800원, 150원을 지급하는데 그쳤기 때문에 연말 기준으로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상대적으로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기말배당금만 보면 중간배당만 단행하는 회사가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액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연말 투자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것"이라고 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