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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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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엔 안정’ 증권사 CEO 대부분 유임…"내부는 뒤숭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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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들이 연임 행렬을 이어나가고 있다. 올 한해 금리 인상과 글로벌 악재 등으로 증권 업황이 위기에 처하면서 안정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CEO 연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장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그는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경력을 쌓아 온 ‘정통 삼성맨’이다. 관리·인사·기획·상품개발 등을 두루 경험하고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장 사장은 배당오류 사고로 지난 2018년 7월 직무대행으로 부임,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이끌기도 했다.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사장은 총 5년을 재임하면서 통합 KB증권 사상 최장수 CEO에 오를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박 사장과 김 사장을 KB증권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KB증권이 별도로 박 사장과 김 사장의 연임을 의결하는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주주총회까지 거쳐 승인을 받고 나면 박 사장과 김 사장의 대표이사 연임이 확정된다. 연임 후 두 사장의 임기는 2023년 12월 말까지 늘어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사실상 5연임을 확정했다. 2018년 정 사장 취임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침체 상황에 맞는 조직 개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의 임기도 내년 3월이 끝이다. 그러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올해 CEO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것이 알려진 만큼 연임이 확실한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총괄체제 5개 대표가 모두 유임된 바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임기는 올해 3월 2년을 추가로 받아 임기가 2024년 3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 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도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처럼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내년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견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권업황 악화에 따라 실적이 악화되긴 했지만, 기존 사장들에 대한 신임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CEO가 교체되는 증권사도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대표에 내정했다.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부회장)는 CEO 부임 2년 만에 물러나 겸직 중인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총괄 부회장에 집중한다.

올해 말 임기였던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새로 내정되면서 변수가 생긴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의 증권사 CEO들은 변동없이 현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시장 전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개선될 업황에 대비한 신사업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내부에서는 조직개편과 희망퇴직 등을 단행하고 있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만큼 내년 하반기와 내후년부터는 CEO 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30일까지 승인 대상을 심사했다. 당시 영업을 제외한 경영 관련 직무에서 20여명의 상무급 이상 임원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지난 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법인부(법인 상대 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대다수 직원들은 재계약 전 자진 퇴사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 감원 및 조직 축소 바람이 불고 있어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이번 임기 이후에 연임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대부분의 CEO들이 역대급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업황이 받쳐줬기 때문인데, 위기에 처한 지금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CEO들이 유임하는 것에 대해 쇄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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