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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28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태광산업 증자불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5 09:28
흥국생명

▲흥국생명.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태광산업이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결국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방침이었지만, 태광산업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에 제동을 걸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28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전환우선주 297만주다. 전환우선주란,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로, 흥국생명 신주배정자는 발행일로부터 1년 이후부터 10년 이내에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10년 시점에는 보통주식으로 자동 전환된다.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29일부터 2032년 12월 29일까지다.

당초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전환우선주 인수에 대해 검토했지만,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태광산업 측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고, 현재 보유 중인 가용자금을 활용한 안정적인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전환우선주 인수를 검토했지만, 상장사로서 기존사업 혁신, 신사업 개척 등에 집중하기 위해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태광산업 내 계열사 다수가 흥국생명 전환우선주 인수를 종합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 측은 "어느 곳이 인수할 지는 아직 미정"이라며 "올해 안에 대상자를 확정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달 1일 가파른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 경색을 고려해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를 연기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결국 조기상환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태광그룹도 흥국생명의 자본확충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주요 주주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결국 흥국생명의 전환우선주를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이는 대주주를 위해 태광산업 소액주주의 권리를 희생하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도 이 전 회장 일가와 대한화섬 등 계열사가 보유 중이다.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지분을 1주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태광산업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태광산업, 태광산업 주주의 희생만 강요하는 결정이라는 게 트러스톤 측의 주장이다.

한편, 이번에 발행되는 전환우선주는 아직 제3자 배정 대상자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제3자배정 대상자 등을 확정해 즉시 공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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