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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신한금융그룹 새 회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되면서 연말 조직개편과 인사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 6년간 조용병 회장 체제에서 운영돼 왔던 만큼 새 수장을 맞아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시기다.
당장 그룹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세대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진옥동 내정자가 새로운 인물을 등용해 조직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진 내정자가 강조하는 지속가능경영, 고객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8일 차기 회장 후보로 진옥동 행장을 확정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조 회장은 1957년생, 진 행장은 1961년이다.
신한금융은 20일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데, 계열사 CEO의 세대교체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자경위 위원장은 조용병 현 신한금융 회장이며 박안순, 성재호, 이윤재, 허용학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조 회장의 의중이 중요한 셈인데, 조 회장은 진 내정자가 연말 인사를 해야 한다고 사실상 권한을 넘긴 상태다.
특히 신한금융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지난 8일 조 회장은 조직이 커진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된 후 진 내정자는 연말 인사에 대해 "조 회장과 협의할 것"이라며 조 회장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조 회장과 진 행장이 그동안 손발을 맞춰오면서 생각을 공유했던 만큼 비대해진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그룹의 전사적인 세대교체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한은행, 신한카드를 비롯해 계열사 10곳의 CEO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차기 수장들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차기 행장으로는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융 부사장, 계열사 CEO 중 선임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특히 그동안 신한은행에서 진 행장과 호흡을 맞춰온 전필환 디지털전략그룹장 부행장, 장동기 GMS그룹장 부행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도 거론된다. 정운진 사장은 신한은행에서 종합기획부 본부장,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보 등을 거쳤고, 2019년부터는 그룹 GIB사업부문장 부사장보를 역임한 후 지난해 1월 신한캐피탈 사장으로 선임됐다.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신한카드 차기 사장도 새로 선임될 지 관심이 크다. 임영진 현 사장은 2017년부터 대표를 맡아 왔다. 일각에서는 임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발탁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내놓는데, 그는 1960년생으로 진 행장보다 나이가 많아 세대교체 원칙과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밖에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사장, 배일규 신한자산신탁 사장 등의 임기가 만료된다.
조직변화의 관심사 중 하나인 그룹의 부회장직 신설 가능성은 미지수다. 조용병 회장이 연임을 할 경우 후계자 양성 등을 위해 다른 금융지주사와 마찬가지로 부회장직을 만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으나 진 행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부회장직을 빨리 신설해야 할 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임영진 사장의 경우 부회장직으로 옮길 수 있다는 예상도 많았던 만큼 조직 변화의 방향에 따라 앞으로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사업부문제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총괄직을 새로 만드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신한금융의 사업부문제의 경우 그동안 지주의 부사장급, 은행의 부행장급이 총괄을 겸직하고 있어 계열사 CEO보다 직급이 낮아 권한에 일부 제약이 있다는 한계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진 내정자가 강조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과 고객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진 내정자는 지난 8일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후 "지속가능한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재무적 이익의 크기보다는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등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고 언급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장이 교체가 확정된 후 실시되는 조직개편과 인사는 차기 수장이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길을 닦는 것"이라며 "이번 연말 조직개편에서 진 내정자의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