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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회장에 기재부 출신 이석준…관치금융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2 14:02

12일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

내년 1월부터 2년간 임기



내부 출신 손병환 회장은 연임 실패

인사 남은 금융사, 낙하산 인사 재현되나

이석준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됐다. 내부 출신이었던 손병환 현 농협금융 회장이 연임을 하지 못한 채 물러나고 다시 외부에서 관료 출신 인물이 발탁되면서 관치 금융이 부활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금융지주 회장들은 교체되는 분위기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조기 사임한 데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스스로 물어나기로 했다. 농협금융 인사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인사 기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가 낙점되며 전직 관료의 귀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농협금융 회장, 외부 출신 이석준 낙점


농협금융은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현 손 회장 임기는 이달 31일까지로, 이 후보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간 농협금융을 이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1년 더 연임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손 회장은 초대 신충식 회장을 제외하고는 첫 내부 출신 회장으로, 지난 2년 간 경영 성과도 좋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금융권에 외풍 바람이 불었고 농협금융 회장 자리에 전직 관료 출신의 인사가 올 가능성이 제기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또 일각에서는 농협중앙회나 농협금융이 정책 관련 다양한 현안을 추진할 때 내부 출신보다 당정과 인연이 있는 관료 출신 인물을 선호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농협금융은 이 후보자에 대해 예산,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경험을 해 실물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정확한 정책 판단능력을 갖췄고,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손해보험 사외이사 등을 역임하며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보유하는 등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로서 필요한 역량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현재 복합적인 요인으로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통해 농협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농협금융의 새로운 10년을 설계할 적임자라 판단해 이 후보자를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제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금융위 상임위원, 기재부 제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 관치금융 신호탄?…금융지주 회장 교체 이어질까


NH농협금융 회장 교체로 금융권에서는 관치금융의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 차기 회장 선임을 두고도 정부 입김이 커질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금융권에서는 조용병 현 회장의 3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으나, 조 회장은 지난 8일 용퇴를 결정하며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조 회장의 후보 사퇴가 갑작스럽게 이뤄진 만큼 금융권에서는 정부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징계 문제를 둘러싸고 금융당국 압박이 거세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9일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 우리은행에 업무 일부 정지 3개월, 손 회장에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를 내린다고 의결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1년 6개월간 미뤄온 징계를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이 특정 인물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이 소송을 통해 연임을 시도할 가능성이 나오자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관치금융 논란에 불을 지폈다. 또 지난달 14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CEO 선임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을 시작으로 낙하산 인사가 금융권에서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을 확정할 예정인데, 내부 출신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등 외부 출신 인물이 언급되고 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내년 1월 2일 임기가 끝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임명 제청과 대통령 임명으로 선임된다. 윤 행장 후임으로는 관료 출신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되며, 내부 인물인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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