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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株, 총파업에 갈팡질팡..."중요한 건 글로벌 공급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5 17:22

화물연대 파업에 품절 주유소 등장으로 정유주 '반짝' 강세



업무개시명령 등 정상화 조짐 보이자 주가 도로↓...이날은 제각각



증권가 "중요한 일 아냐...내년 글로벌 공급망 더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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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12일째인 5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주유소에 휴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국내 정유주의 주가가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를 타는 듯했으나, 이번 주 들어 종목별로 제각각인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국내 휘발유 등 석유류 제품 공급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두고 정상화가 근시일 내 이뤄질지 투자자들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총파업이 정유업종에 있어 일시적 이슈일 뿐이며, 러시아의 원유 수출 봉쇄 완화 및 산유국들의 감산 여부가 더욱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조언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관련주 중 S-Oil(에쓰오일)이 1000원(+1.16%) 오른 8만7100원에 마감했으며, 흥구석유(+1.57%)도 상승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2500원(-1.44%) 하락한 17만1500원을 기록했고, GS(-2.10%)와 중앙에너비스(-3.03%)의 주가도 내렸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는 국내 대표 정유업체고, 중앙에너비스와 흥구석유는 정유사로부터 휘발유 등을 공급받아 서울, 경기, 대구·경북 등 지역 주유소로의 유통을 담당한다.

이들 정유주의 주가는 최근 화물연대 파업 관련 이슈로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전국 2만3000여명의 화물연대 조합원이 전국 총파업을 실시하자, 일선 주유소로의 석유류 제품 공급 차질이 예상되며 정유주의 주가가 올랐다. 당일 ‘대장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3.85% 상승했고, 지난달 30일(+2.29%)까지 오름세를 유지했다. 석유류 제품의 재고가 바닥을 보일 경우 주유소들은 재고 유지를 위해 석유류의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호재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총파업이 엿새째에 접어든 지난달 29일, 실제로 전국에서 휘발유가 동나는 주유소가 속출하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일선 주유소에 석유류를 공급하는 중앙에너비스(+1.55%), 흥구석유(+1.25%) 등의 주가가 상승을 시작했다. 이달 2일에는 휘발유 수급환경 불안이 지속되며 품절 주유소가 전국 50여곳까지 확대되자 중앙에너비스와 흥구석유의 주가는 장중 한때 각각 16%, 8%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정부의 군용 탱크로리 투입과 업무개시명령 등으로 정상화가 시도되자, 두 종목의 상승폭은 각각 5.10%, 0.63%까지 줄어든 채 마감됐다.

이날(5일) 정유주의 주가 방향이 제각각이었던 것은, 지난 주말 동안 품절 주유소가 80여곳으로 늘어난 가운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임박하며 투자자들도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업무개시명령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분석과 화물연대의 불복 가능성도 점쳐지며 주가 향방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유주에 있어 이번 화물연대 파업 관련 이슈를 단기적·일시적 사안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실제로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정유주를 연관 지어 분석한 전문가 리포트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한 질문이나 관심이 별로 없다"며 "최근 주가 변동은 단기 이슈에 민감한 투자자들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정유주 관련 주요 이슈로 지적하는 것은 글로벌 이벤트에 따른 원유 공급량 변동 여부다. 올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유 공급이 제한돼 유가가 급등했고, 그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으로 국내 정유업체들은 상당한 이익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내년 전쟁이 마무리되고 러시아발 원유 수출 봉쇄가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커, 국제 유가 및 정유주 실적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 지난 4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OPEC+)’ 회의 결과 유가 유지를 위해 하루 200만배럴 감산 조치를 지속하기로 했고, 추가 감산 가능성도 점쳐지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올해 원유 공급 차원에서 적대적이었던 미국-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의 유지 혹은 완화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전쟁 등 여러 가지 이슈가 겹쳐 정유주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었다"며 "내년에는 그 반작용이 반드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반동 정도가 정유사들의 주가, 펀더멘털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가 관전포인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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