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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금리보다 경기...'성장주의 시간'은 언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5 09:20

파월 의장 발언으로 금리인상 완화 가시화...경기 침체 '관심'



여전히 부진한 성장주, 매수 기회 엿보는 개인들



"내년 1분기쯤 추천...선호 종목은 인터넷·2차전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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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 한해 국내 증시의 악재였던 금리 인상의 속도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사는 경기 침체 여부로 쏠리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 랠리 종료에 환호하면서도, 경기 침체 우려를 경계하며 성장주 투자 시점을 엿보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초를 적합한 매수 시점으로 꼽으며, 정책적 호재나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인터넷·2차전지 등을 선호 업종으로 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물가 지표와 미국 재계 인사들의 발언들로 인플레이션이 정점론이 떠올랐으며, 이르면 이달부터 주요국들의 기준 금리 인상폭이 인상 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지시각 지난 11월 30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역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발언하자,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도 국내 증시는 큰 호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미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였던 지난 1일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을 돌파한 채 장을 개시했지만, 곧장 하락을 거듭해 2479.84에 마감했다. 2일은 오히려 45.51포인트 내린 2434.33에 마쳤다.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지난달에만 7.8% 올라, 외인과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총 9126억원어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제조업 및 고용시장 지표가 부진하며, 중국은 방역 완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에 따른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이는 등 이미 주요국으로부터 침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시장의 관심이 ‘금리’보다는 ‘경기’로 옮겨지는 가운데, 성장주 매수 기회는 언제 돌아올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성장주는 기업의 가치보다 주가의 평가가 높은 종목으로, 주가 변동폭이 커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2020년~2021년 주식투자 열풍 당시에도 성장주 투자가 유행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금리 인상 랠리가 계속되며 성장주는 기나긴 부진을 겪어왔다. 국내 대표 성장산업인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을 담은 ‘KRX BBIG K-뉴딜지수’의 전장 종가가 2002.23인데, 지난 9월 말(1792.03) 대비 11.7% 상승했지만, 연초(3183.10)와 비교하면 37.09%나 하락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금리인상 종료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계속되는 경기침체 우려로 아직 성장주 투자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지난 1주일(11월 28일~12월 2일) 동안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중에는 카카오·엔씨소프트·LG에너지솔루션 등이 포함됐는데, 이 종목들은 코스피 대표 성장주들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적절한 성장주 매수 타이밍을 이르면 내년 1분기쯤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주의 주가가 연초 대비 많이 내려왔지만, 최근에는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바탕으로 거품이 다소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 거품도 경기 침체를 이유로 차차 사그라들 것이며, 내년 1분기 초반쯤 금리 인상이 완전 종료될 경우 충분한 저가 매수 기회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기 침체 여부는 성장주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초에 성장주에 호재인 금리 인하가 있으려면,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주요국 금융당국들이 ‘금리 인하를 해도 괜찮을지’ 경기를 파악하기 위한 여러 가지 테스트를 내년 중 거칠 것이며, 이 시기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고 또다시 성장주 매수 기회가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경기 침체의 영향을 아주 무시할 수 없기에, 추천되는 성장주 종목들은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정부의 정책 호재를 입을 수 있는 업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천할 만한 성장주는 정책 등 성장 동력이 있어야 하며, 금리 인하를 기대하려면 경기가 악화되야 하므로 이를 견딜 수 있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반도체 업종을 가장 선호하나, 성장주 쪽에서는 2차전지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 업종을 추천, "내년엔 코로나19와 시장 유동성 위축 등 외부 변수 효과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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