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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등 주요 기관이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평가등급을 공표한 가운데 4대 금융지주가 사모펀드 사고 등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ESG 등급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4대 금융지주는 물론 전체 상장사 중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반면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금융감독원 과태료 부과를 비롯한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이에 못 미치는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금융사가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강화 등을 소홀히 할 경우 비재무적 지표이자 투자의사결정에 활용되는 ESG 등급에도 즉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ESG통합등급 신한-KB금융 A+, 하나-우리금융 A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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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2 ESG 등급. (주:한국ESG기준원 ESG 통합등급은 S, A+, A, B+, B, C, D 순.) (자료=한국ESG기준원) |
25일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2 상장사 ESG평가등급’ 자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이 ESG 통합등급에서 A+를 획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72곳 가운데 A+를 획득한 곳은 두 회사를 포함해 SK, SK케미칼, 지역난방공사 등 5곳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등급 획득은 더욱 눈에 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각각 8년 연속, 3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받았다.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신한금융, KB금융보다 한 단계 낮은 A등급을 받았다. 각 항목별로 보면 하나금융지주는 환경(E), 사회(S) 평가부문에서 A+등급을 획득했지만, 지배구조부문은 A등급을 받았다.
하나금융의 전체 등급과 별개로 한국ESG기준원은 하나은행의 지배구조 부문에 대한 평가등급은 기존 A에서 B+로 내렸다. 옵티머스펀드 돌려막기, 이상 외환거래 등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부과받은 것을 감안한 조치다. 다만 하나은행의 등급 조정이 곧 하나금융지주의 등급 조정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한국ESG기준원 측은 "하나은행 지배구조 등급은 조정됐지만, 이것이 곧 하나금융지주의 등급 조정 사유는 아니다"며 "자회사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제재가 확정되고, 명백하게 지주사에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때만 ESG 등급을 조정한다"고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라임펀드 관련 손태승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것이 전체 ESG 통합등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은 환경에서 A등급을, 사회에서는 A+등급을 받았지만, 지배구조에서는 지난해 A에서 B+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등급도 지난해 A에서 올해 B+로 조정됐다. 700억원대 횡령 사건, 라임펀드 사태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 금융사고 여파 우리금융 A등급, 하나금융 BB등급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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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2022 하반기 상장기업 ESG 성과평가’ 중 4대 금융지주 ESG 등급. (주:서스틴베스트 ESG 등급은 AA, A, BB, B, C, D, E 순.)(자료=서스틴베스트) |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상장기업 ESG 성과평과’ 결과에서도 신한금융-KB금융, 하나금융-우리금융 간에 등급 차이는 뚜렷했다. 신한지주, KB금융은 서스틴베스트 평가에서도 전체등급 AA를 획득했다. 1000여개 상장사 가운데 최고등급인 AA를 획득한 곳은 두 회사를 포함해 SK텔레콤, SK스퀘어 등 총 4곳에 그쳤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를, 하나금융지주는 BB를 받았다.
서스틴베스트 평가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등급 조정이 눈에 띈다. 하나금융은 작년 하반기 전체등급 기준 AA로 신한지주와 함께 최고등급을 받았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BB등급으로 두 단계 낮아졌다. 금융사고 관련 금감원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은 건들이 ESG 사건사고 점수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월 하나증권에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관련 적합성 원칙 위반, 부당권유 금지 위반, 설명의무 위반, 계열사와의 불건전 거래행위 금지 위반 등을 이유로 기관경고와 함께 과태료 11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임직원에게 물린 과태료까지 합하면 하나증권의 총 과태료 규모는 13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하나은행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를 불완전판매한 것도 ESG 점수에 부정적이었다. 당국의 제재 처분이 전반적으로 ESG 평가등급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소비자 보호, 신뢰 회복을 비롯해 ESG 중심의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국제 금융질서에 부합하는 ESG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고, 이를 차질없이 이행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했다.
우리금융지주에도 우리은행 횡령사고 등 ESG 사건, 사고로 인해 점수가 차감됐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인 하나증권과 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위법거래 과태료 등 ESG 사건, 사고에 대한 (점수) 차감이 많았다"며 "우리금융은 계열사(우리은행) 횡령 등 ESG 사건, 사고로 인한 차감이 등급 하락의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측은 "내부통제 강화를 포함해 친환경,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경영 강화 등 3대 전략을 추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