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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사 실적이 급감하면서 증권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 둔화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9곳으로 구성된 증권업종지수는 연초와 비교해 23.9%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18.21%) 하락폭 보다 컸다.
한양증권은 지난 1월 3일 이후 40.39%나 하락하며, 증권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도 연초 대비 30.33% 추락했다. 이들 증권사는 수익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밖에 미래에셋증권(-23.63%), NH투자증권(-22.95%), 삼성증권(-22.95%), 키움증권(-17.10%) 순으로 수익률이 낮았다. 메리츠증권은 연초 대비 10.62% 하락해 증권주 가운데 가장 선방했다.
증권주가 부진한 이유는 금리 인상 기조와 PF발 리스크가 꼽힌다. 연초 이후 증시가 내리막길을 걷자 투자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졌다. 그간 증권사의 실적을 이끈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불안감이 커지자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을 낼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증권사의 PF는 통상적으로 브릿지론으로 이뤄지거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 확약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서 부동산 개발이 쉽지 않아진 영향이 크다.
이같은 리스크요인에도 증권가에서는 증권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증권주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실제 KRX증권지수는 한 달 만에 15% 이상 뛰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증권업종 전반적인 주가 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내년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3000억원으로 전망하며 단기자금시장 위축과 증권사 유동성 경직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올해 내내 이슈였던 채권평가 손실이 거꾸로 이익으로 돌아간다"며 "당국의 개입으로 흑자 도산 가능성이 해소됐고 부동산 익스포저 전체가 부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하기 좋은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보수적인 조언도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수익원의 상당부분이 시황에 연동되는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브로커리지, WM, 이자수익이 점차 정상화되는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다"며 "당분간 증권업 주가는 투자심리 악화 영향을 지속 반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기관들이 자산건전성 역량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증권주들의 단기 반등은 즐기되 장기적으로는 위험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유동성과 같은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