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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FTX사태, 투자자 보호 더욱 절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21 09:49

"루나, 테라사태 도의적 책임...규칙-제도 필수"



한국 블록체인 산업, 충분한 경쟁력 갖췄지만



"법적 가이드라인 부재, 기업들 진출 늦어져"



수익률만 보는 것은 투기...가상자산 새 변화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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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업계 최초의 투자자 보호센터인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가 12월 28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자산 시장 속에 시장 참여자, 투자자 모두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올해 5월 루나, 테라 폭락 사태에 이어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의 파산으로 투자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의 출범 1년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자 보호에 대한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를 이끄는 이해붕 센터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규제,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을 바라보면 하루라도 빨리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표준에 맞는 적절한 규제 체계가 구축된다면 투기성에 가려진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가상자산 규제는 당연히 가야할 길"


―출범 1년이 갖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의 그간 성과는.

▲ 우선 투자자 보호란 무엇인지에 대해 개념적 정의가 필요하다. 투자자 보호는 크게 투자자의 피해를 예방하는 ‘사전적 보호’와 거래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한 ‘사후적 보호’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만의 강점은 투자자 보호의 전 영역과 관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전적 보호를 위해 업계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리서치센터를 시작했고, 콘텐츠, 백서 번역을 제공 중이며 사후적 보호로는 업비트케어팀을 중심으로 심리케어, 법률케어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투자자 보호’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꾸준히 늘려왔다. 투자자들에게 디지털 자산 관련 투자사기 유형과 예방, 대응 방법 등을 안내 중이며,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대응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와의 노력과 별개로,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가상자산거래소의 투자자 보호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 투자자 보호의 관점에서 디지털 자산이라는 산을 바라봤을 때는 이제 막 첫 삽을 뜬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음에도,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그만큼 투자자 보호란 매우 중요하고, 명확하게 끝이 정해져있지 않은 개념이다. 다만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를 출범하고, 정책적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발의되는 등 조금씩 투자자 보호를 위한 토대가 조성되고 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를 비롯해 업계, 정부가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든든한 투자자 보호라는 울타리가 생길 것으로 본다.

―최근 루나, 테라 사태에 이어 FTX 파산으로 디지털 자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규제는 규칙과 제도라고 생각한다. 규칙과 제도는 당연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올해 들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행정명령,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규제안인 MiCA 법안 등 가상자산 관련 여러 법안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법안들의 핵심은 책임 있게 개발하는 가상자산은 진흥, 육성하는 한편 투자자가 처할 수 있는 위험요소에 대한 공시, 공개 등은 균형있게 이뤄지도록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이러한 규제는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업비트는 루나, 테라 등의 사태로부터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투자자 보호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루나, 테라 사태 백서 발간을 통해 사태를 종합 복기하고 향후 예방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 "韓 블록체인 산업, 충분한 경쟁력 보유...적절한 규제체계 갖춰져야"


―투자자보호센터에 오기 전까지 증권감독원, 금융감독원을 거치면서 약 30년간 국내외 금융규제 정책, 투자자 보호 방향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외 가상자산, 블록체인 시장의 현 주소는 어떻게 보나.

▲ 규제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을 보면 하루라도 빨리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적절한 제도만 뒷받침된다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은 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법안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증권형 토큰만 보더라도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은 기존 증권법 개정을 통해 토큰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법적 가이드라인 부재로 기업들의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 합리적인 규제, 투자자 보호 방안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표준에 맞는 적절한 규제 체계가 구축된다면 투기성에 가려진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해붕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정부가 블록체인, 가상자산 시장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와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나.

▲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인류 역사에 있어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2차전지를 비롯해 우주항공 등 미래 유망산업에서 국제사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각국은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블록체인이 꿈꾸었던 함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추구하며 기존 중앙집권형 플랫폼 구조가 갖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참여자가 기여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최근에 부각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글, 페이스북 등 웹2.0 구조에서 웹3.0으로 새로운 담론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보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글로벌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제도만 뒷받침된다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블록체인이 적용되는 영역은 굉장히 광범위하고 다른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기존 금융업만 봐도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를 넘어 블록체인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증권형 토큰이 상용화된다면 기존 모든 실물자산은 토큰화를 통해 디지털자산 형태로 거래가 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스마트폰, 반도체 등 IT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점이 있고, 게임, 엔터, 콘텐츠 등 메타버스 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압도적인 소프트파워를 갖고 있다. 웹3.0으로 향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 속에서 적절한 제도적 뒷받침, 투자가 이뤄진다면 한국은 또 한 번 IT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걸맞은 발빠른 제도 정비이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이다.


◇ "디지털자산, 인류에 가져다줄 새로운 변화 주목해야"


―블록체인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많은 투자자들은 디지털자산을 바라볼 때 수익률에만 집중하고 있다.

▲ 디지털자산을 바라볼 때 수익률뿐만 아니라 디지털자산이 앞으로 우리 인류에게 가져다줄 새로운 변화에 주목한다면 더욱 유의미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수익률만 보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다. 과거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 ‘To the moon!, 달나라로 가자!’라고 외쳤고, 인류는 마침내 오랜 꿈을 이루게 된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다시 한 번 ‘To the moon!’이라는 문구가 외쳐지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의 투더문과 함께 위성통신, 발사체 등 우주산업 전반이 발전했듯이 디지털자산 또한 프로토콜 경제를 앞세워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혁신 사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로켓을 발사할 때 수많은 체크리스트 점검을 하는 것처럼 디지털자산의 투더문을 위해서는 개별 자산의 백서 등 최소한의 체크리스트 점검 이후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도 정비가 이뤄질수록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 보다 선제적으로 금융회사들의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기준에 준하는 투자자 보호체계를 수립하고자 한다.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자 보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심리치료, 법률지원 등 업비트케어 프로그램 이용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 중이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백서번역본, 국내외 정책동향 자료 등을 비롯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과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리서치분야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8월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는데,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해 고객들과의 접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 취약층을 위한 교육, 교재 제작 등 건전한 디지털자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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