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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성수기’ 옛말···중고차 업계, 고금리 찬바람 ‘추운 겨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3 14:24

할부 금리 뛰며 손님 급감···시세도 하락 국면
내년 대기업 진입 등 시장 환경 변화···"영세업체 활로 찾아야"

[사진] 현대글로비스 시화 자동차 경매장(외부)

▲자료사진. 현대글로비스 시화 자동차 경매장.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연초와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고객 문의가 20~30%는 줄어든 것 같네요."

서울 시내 한 매매단지에서 중고차를 팔고 있는 업자가 한 말이다. 국내 중고차 업계에서 ‘겨울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며 구매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요가 줄며 차량 시세까지 떨어지고 있어 영세 업체들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할부금융 금리는 올해 하반기 들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연초에는 소비자들이 4~5% 금리 수준으로 할부 계약을 했지만, 최근에는 같은 조건이라면 10%가 넘어간다. 기간을 60개월 이상으로 늘릴 경우 20% 수준까지 금리가 뛴다고 전해진다.

캐피털 업체들이 중고차 할부 금융 금리를 올린 여파다. 캐피털사들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낸싱(PF) 부실 위험 등 영향으로 몸을 움츠리고 있는 상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역시 한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중고차 가격은 자연스럽게 안정세를 찾고 있다. 엔카닷컴이 공개한 이달 중고차 시세를 보면 국산차와 수입차 전체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3% 낮아졌다. 국산·수입차 브랜드의 2019년식 주행거리 6만km 무사고 차종 중고 시세를 살펴본 결과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는 특히 수입차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차가 2018년식 주행거리 7만km 이하 판매량 상위 10종 모델을 분석한 결과 BMW 5시리즈 7세대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5세대는 각각 전월대비 시세가 2.2%, 2.4% 내려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까지만 해도 반도체 대란으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며 중고차 가격이 치솟고 수요가 몰렸지만 금리가 갑작스럽게 오르자 최근에는 상담 받은 고객들이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대기업이 진출하며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뀐다는 점이다. 각종 상생 방안이 마련되긴 했지만 향후 5년·10만km 미만 등 인기 중고차 매물은 상당 수준 대기업들이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요 감소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하는 영세 업체 입장에서는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 등은 내년 상반기부터 중고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4월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열고 현대차그룹 등이 내년 1~4월 인증중고차 시범 판매를 시작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금리 때문에 시장이 침체되긴 했지만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면 금방 온기가 도는 게 중고차 시장"이라면서도 "(현재 시장 환경을 종합했을 때) 중고차 업체 입장에서는 내년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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