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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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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2구역 수주전 과열…시공사 선정 앞두고 ‘혼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3 15:02

롯데건설 “대우건설이 조합 사무실에 무단침입했다”



대우건설 “아르바이트 직원 착각 따른 단순 해프닝”



양사 갈등 고조…오는 5일 시공사선정총회서 판가름

한남2구역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2구역 일대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오는 5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격화되고 있다. 최근 부재자 투표 과정에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갈등이 극에 달하며 수주전이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진행된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가 대우건설 직원의 사무실 잠입 의혹으로 1시간 넘게 중단됐다.

투표 현장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직원이 각각 1명씩 배석했는데 이들 외에 대우건설 측 직원이 현장에 무단 침입해 조합 관계자에게 발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이 출동해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투표는 1시간20분가량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 "조합 컴퓨터 접근은 불법 행위" VS "오해 인한 단순 해프닝"

롯데건설은 "대우건설 측 직원이 조합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부재자 투표 용지에 접근했다"며 "자리를 옮겨가며 조합원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조합 컴퓨터에서 6명의 투표를 보며 전산 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곧바로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해당 직원은 주차 안내와 어르신 부축을 위해 고용한 아르바이트 직원"이라며 "조합의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착각한 조합직원이 컴퓨터로 주변 정리와 단순 업무를 지시하면서 벌어진 단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대우건설 측은 그러면서 "조합원 명부를 빼돌리기 위해 투표 전에 사무실로 직원을 투입했다는 주장은 억측이자 음해"라며 롯데건설의 주장을 반박했다.

대우건설의 해명에 롯데건설은 이날 대우건설의 주장에 대한 반박자료를 냈다. 롯데건설은 "해당 사건을 놓고 대우건설 참관인, 협력업체 직원, 담당 PM 등 3명의 진술이 모두 다르다"며 팩트체크 형태로 대우건설의 주장을 조목조목 논박했다.

롯데건설 측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불법 행위로 간주하고 사건에 연루된 대우건설 직원들을 건설산업기본법,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을 적용해 용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한남2구역 조합상근이사 역시 한남2구역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통해 "조합의 법률자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엄중한 범죄사실이며 경찰의 조사와 수사를 통해서 진실을 밝혀야 하는 사건"이라며 "이 점에 양사도 공히 공감하고 동의를 표했다"고 공지했다.

양사 모두 정확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조합 측에 조합사무실 폐쇄회로(CC)TV 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 양사, 한남뉴타운 내 자사 브랜드 사수에 사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수주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더불어 역대 재개발 사업에서 볼 수 없었던 ‘최초’ 타이틀을 단 여러 사업조건을 제시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한 1차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석한 양사 대표이사는 이례적으로 조합원들에게 큰절을 하기도 했다.

한남2구역 사업조건 비교
사업조건롯데건설대우건설
이주비LTV 140%LTV 150%
금리한남뉴타운 최저 보장금융기관 경쟁입찰 통한 최저금리
최저 이주비7억원10억원
분담금 상환입주 4년 후 상환입주 2년 후 상환
노후주택 유지보수비7000만원(입주 시 상환)-
공사비 지급 방법분양수익금 내 기성불기성불
공사 기간착공 후 37개월 이내착공 후 43개월 이내
높이(최고 층수)90m(13층)118m(21층)
외관 특징스카이 커뮤니티초대형 스카이 브릿지
자료=각 사

사업 조건을 살펴보면 우선 롯데건설은 분담금을 100% 입주 4년 후에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비용은 롯데건설이 부담한다. 자금이 부족한 조합원들이 신축 아파트에 직접 거주하지 못하고 전세 등 임대를 놓으면서 잔금을 치르는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대우건설 역시 분담금 즉시 납부가 아닌 입주 2년 후 납부를 제안하는 등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이주비 조건도 파격적이다. 롯데건설은 LTV 140%를 제안했다. 한남뉴타운 내 최저 금리를 보장한다고도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파격적으로 이주비 ‘LTV 150%’를 약속했다.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수준이다. 금융기관 경쟁입찰을 통해 최저금리로 지원해 조합원들의 이자 부담을 줄일 것을 약속했다.

한편 조합은 내달 5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조합에서는 어떤 가치판단을 내리거나 의혹, 의심을 표현할 수 없다"며 "토요일 선정총회까지 3일안에 경찰 수사결과가 발표될 수 없기 때문에 조합이 전달하는 증언 목소리 그대로 진술을 바탕으로 조합원 여러분이 판단하셔야 한다"고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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